담뱃값 인상 찬반론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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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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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지승 기자=정부와 정치권 등에서 담뱃값 인상 추진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다.

담뱃값을 올려 흡연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흡연자들의 반발은 물론이고 물가인상을 부추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또 박근혜 정부의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손쉬운 방법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현재의 담뱃값을 2500원(국산 담배 기준)에서 4500원으로 올리는 효과를 지닌 지방세법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이번 주 내에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국회 대정부질문과 기자간담회 등 2차례에 걸쳐 "담배 가격을 인상해야 할 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의 담뱃값은 2004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한 이후로 10년 가까이 오르지 않은 상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싸다. 반면 한국의 성인남성 흡연율은 44.3%로 OECD 국가 중 그리스(46.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건강증진재단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담배 가격이 2000원 인상될 경우, 추가 변동이 없다면 2020년에 성인남성 흡연율이 37.4%로 줄어든다. 1000원만 인상될 경우 2020년 성인남성 흡연율은 38.9%로 예상됐다. 실제로 2004년 말 담뱃세를 500원 인상한 이후 성인남성 흡연율은 2004년 57.8%에서 2006년 44.1%로 급감했다.

담뱃값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는 새 정부의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세수 확보를 위해서다.

김 의원 안대로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 담배 관련 지방세 징수금액은 연 4조2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징수금액은 연 1조5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각각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선 가뜩이나 경기불황에 어려운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세수 확보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담뱃값 인상이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른 데는 물가지표로 상징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담배는 물가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의 산정 항목에 들어 있어 물가 변동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담배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가중치 비중은 481개 품목 가운데 20번째로 높고 저소득층의 구매 비율이 높아 서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부는 2009년 이러한 이유로 담뱃값 인상 추진을 포기했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담뱃값이 물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적정한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로, 흡연자가 금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국민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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