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산티푸르에 ‘희망의 씨앗’을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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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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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정부시·엄홍길휴먼재단, 학교 건립·의료봉사’<br/>‘오지에서 피어난 특별한 인연’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나라. 경기 의정부시가 네팔 산티푸르에서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기쁨과 눈물, 희망이 함께하는 7박9일의 여정. 그곳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아이들의 희망찬 눈동자였다.


▲ 천사같은 미소, 희망이 보인다

아시아 서부 내륙에 있는 네팔 남부지역 자낙푸르 지역 산티푸르 마을. 매년 전 세계 수만여명의 관광객이 모여드는 카투만두와 포카라와는 달리 가난과 배고픔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아이들이 살고 있는 그곳으로 의정부시가 엄홍길휴먼재단과 짧고도 긴 여행을 떠났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절망의 아이들에게 도움을 준다면 보람되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출국을 앞두고 긴장이 되더라구요. 아이들이 낯설게 대하지 않을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할지, 설렘반 두려움반으로 네팔행 비행기에 올랐어요.”라고 전했다.
안병용 시장(사진 오른쪽)이 현직 네팔 대통령과 만나 휴먼스쿨 기공과 의료봉사 활동에 대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의정부시>

그렇게 꼬박 20시간여를 날아 도착한 그곳에는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외곽 자낙푸르, 그중에도 외곽지역 산티푸르 마을. 이곳 어린이들은 하루 2끼의 식사도 어려운 형편이다. 그들의 유일한 희망은 끼니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먹을거리를 구하며 겨우겨우 생계를 이어간다. 매일 매일 끼니를 걱정하다보니 교육을 받는 것은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늘어선 집들은 비가 오면 물이 새고 바람이 불면 날아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하는 집이지만 살 곳이 있음데 감사할 따름이다. 이들에게 내일의 희망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안 시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이었어요. 끼니를 찾아다녀야 해요. 이 때문에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아이들은 대부분 낡고 오염된 옷을 입고 있었다. 제대로 된 옷조차 입지 못하고 무더운 날씨를 견뎌내는 아이들도 많았다. 안병용 시장은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학용품과 완구, 축구공, 스포츠의류 등을 선물했다. 낯선 사람들에게 절대 손을 내놓지 않았던 아이들도 안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과 휴먼재단 직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차츰 마음의 빗장을 풀었다. 아이들은 선물을 받아들고 깔깔 웃는 여느 아이들처럼 천사 같은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이것은 바로 보람이었다.


▲ 네팔의 희망은 교육, 학교 건립

의정부시 홍보대사이면서 엄홍길 휴먼재단 상임이사인 엄홍길 이사는 하루종일 끼니를 걱정하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워주기로 했다.

엄 이사는 “현지 아이들은 학교 뿐만 아니라 선생님도 없어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요. 그동안 아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죠. 다들 힘들거라고 했지만, 1~5차 학교 건립을 바탕으로 학교를 지어주게 됐어요. 아이들에게 교육이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이것이 희망이니까요”라고 전했다.
안병용 시장(사진 가운데)과 엄홍길 이사(오른쪽 세번째)가 저넉푸르 휴먼스쿨 기공식에서 사랑의 선물을 기증하고 있다.<사진제공=의정부시>

휴먼재단은 지난 9일 산티푸르 마을에서 휴먼스쿨 기공식을 가졌다. 네팔에서만 6번째다. 특히 산티푸르 마을은 현 네팔 대통령의 고향이라서 뜻깊다. 이를 축하하듯 이날 기공식에는 아이들과 주민 등 600여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휴먼스쿨은 복층 구조로 교실 7개를 비롯해 화장실, 급수시설 등이 들어선다. 건립 이후에도 가구와 학용품, 교복, 의약품 등도 지속적으로 지원된다. 교육만이 희망이고, 아이들이 네팔의 희망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엄홍길 이사와 안병용 시장을 비롯해 관계자들과 네팔 현직 대통령과의 자리에서 대통령은 “기적같은 일을 해내고 있는 엄홍길휴먼재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네팔 교육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밝혔다.


▲ 새로운 삶을 주는 의료봉사

현지에서 만난 60살 노인은 병원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병에 걸린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연적으로 치유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이곳에 질병에 대한 교육과 치료, 의약품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이곳에서 의정부시 성베드로병원 의사와 간호사, 의정부시보건소 약사 등으로 구성된 의료진은 의료가 못 미치는 오지지역의 절대 빈곤에 처한 주민에게 필요한 각종 치료와 처방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봉사에는 마을주민 320명 정도가 진료를 받기위해 줄서서 기다릴 정도다. 예상대로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가려움을 호소하는 피부질환이 주를 이뤘다. 특히 비위생적인 식생활로 위장질환, 관절질환, 고혈압환자가 많았다. 현지 주민들은 매달 한번씩 와서 진료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예상보다고 심각한 의료환경에 마음이 아프기까지도 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의료진들이 네팔 산티푸르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펼치고 있다.<사진제공=의정부시>

현장에 머무는 기간은 1주. 그때마다 3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팀을 도와줄 일손이 절실하다. 치료를 받기 위해 인근 마을에서 몇 시간을 걸어서 오는 사람들은 하루 종인 진료를 기다리기도 한다. 의정부시 공무원과 휴먼재단 직원들도 합류해 진료를 도왔다.

안 시장은 “내가 의사선생님을 도와 진료를 하게 될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시장인 도와주실래요?’ 하는데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여지더라구요. 진료 결과가 좋아 웃은 주민들을 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졌어요.”

시급한 치료가 필요에 먼 거리를 걸어왔지만 어두워져 진료를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연출되고, 흐린 불빛 아래서 치료를 진행할 정도로 의료진의 사랑과 열정을 뜨거웠다. 작은 부분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에 전문의약품을 기증한 전문의약품도 현지 주민들을 위해 전달했다.

안 시장은 “아직 일정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지만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일주일여의 여정 동안 평생 잊지 못할 값진 경험을 했어요. 나눔은 작은 관심과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것이예요. 아이들이 있는 한 희망은 사라지지 않을 꺼예요. 작은 봉사가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가난한 나라의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그들의 상처와 마음까지도 치유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요”라고 전했다.

한편 안 시장 등 일행은 오는 16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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