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등장 프리보드 문 닫나… "이전상장 봇물 이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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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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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도 프리보드 지원 외면<br/>프리보드 폐지 수순 밟을 듯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한국금융투자협회의 프리보드 시장이 올해 상반기에 신설될 코넥스에 밀릴 가능성이 커 이 시장 존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프리보드 상장 기업들이 코넥스 이전 가능성을 검토 중이고 정부 지원도 코넥스로 집중될 상황이라 프리보드 시장의 상대적인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일각의 대체적인 견해다.

금투협은 프리보드 위축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장외시장 개설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공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프리보드 엑소더스 일어나나

프리보드 기업들 중에는 이미 코넥스 상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곳들이 상당하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코넥스 시장의 운영 방식이 아직 완전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지정자문인 역할을 맡을 증권사와 접촉하며 코넥스 상장 시 득실을 따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프리보드에 상장된 한 기업 관계자는 "프리보드 시장에서는 창업 초기 단계 기업들이 자본 조달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코넥스 진출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증권사들과도 이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코넥스 지정자문인 역할을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도 프리보드 기업들은 매력적이다. 코넥스가 설립 초기에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한데, 프리보드에는 매출과 이익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곳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코넥스가 코스닥처럼 지정자문인의 총액인수(발행 주식의 판매 보증)을 허용하면 프리보드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시작될 수 있다. 프리보드는 총액인수가 안돼 상장을 해도 수요가 없으면 자본 조달 쉽지 않다.

◆ 정부 지원 코넥스 집중

정부의 중소기업 자본시장 지원 정책도 코넥스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프리보드 시장의 상대적인 위축이 불가피한 상태다.

당장 중소기업청은 프리보드 대신 코넥스 예비상장 기업들을 위한 전문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코넥스 전문펀드는 지난 2009년 8월 중기청과 금투협 회원사들이 함께 조성한 '프리보드 활성화를 위한 일신 신성장동력펀드'(이하 프리보드 펀드)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프리보드 펀드는 560억원 규모로 조성돼 지난 2009년부터 비상장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했다. 투자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을 투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프리보드에 지정하는 것이 목표였다. 투자기간은 4년으로 올해 마무리된다.

프리보드 펀드 조정이후에도 프리보드 시장은 침체의 길을 걸었다. 금투협에 따르면 개설 당시 60개 법인으로 출발한 프리보드는 이달 현재 52개 법인으로 위축됐다. 시가총액도 지난해 8월 말 1조450억원에서 6800억원으로 감소했다.

◆ 프리보드는 어떻게

프리보드의 미래는 크게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로 코넥스가 현재 프리보드 역할을 완전히 흡수한다는 가정아래 프리보드의 '폐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프리보드에는 약 3만명의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코넥스 출범으로 프리보드가 폐지되기 위해서는 투자자보호 등을 위해 1~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는 프리보드 기업들의 코넥스 이관이다. 하지만 프리보드 기업들이 코넥스로 바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투자자의 성격 문제다. 코넥스는 개인투자자 참여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기관투자자나 전문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다. 반면 현재 프리보드 기업들의 주주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로 구성된다.

셋째는 프리보드 운영자인 금투협이 기존 프리보드 운영 조직과 설비를 이용해 새로운 장외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금투협 입장에서는 구조조정 대신 기존 조직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다. 박종수 금투협 회장도 프리보드 대신 새로운 장외시장 개설을 검토 중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투협 관계자는 "아직 코넥스 시장도 출범하지 않았는데, 프리보드의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프리보드가 없어지면서 금투협이 갖고 있는 장외시장 운영 경험 등도 함께 사라진다면 국가적인 낭비 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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