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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제대군인지원센터 센터장 강만희
언제나처럼 평온했던 2010년 3월 26일 밤, 갑작스러운 천안함 피격 소식에 온 국민이 긴장하였다.
우리는 서해 경비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이 북한의 기습적인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했다는 믿기지 않는 보도에 숨을 죽이고 TV화면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현장의 칠흑같이 검고 어두운 바다는 보는 이의 가슴마저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었다.
점점 바다 속으로 침몰해가는 천안함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던 것은 그저 한명이라도 더 구조되기를... 바다가 더 추워지지 않기를... 소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사귀환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772함의 104명의 승조원 가운데 46명은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다.
사실상 북한은 1953년 7월 27일 6.25전쟁 휴전 이후 위협과 협상을 반복하면서 우리의 빈틈이 발생하면 여지없이 무력도발을 감행해왔다.
1968년 청와대 기습사건을 비롯해 1968년 울진, 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사건,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1983년 미얀마 아웅산 묘소 폭파사건, 1987년 KAL 858기 공중폭파사건,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1999년 제1차 연평해전, 2002년 제2차 연평해전, 2004년 북한 경비함 NLL침범사건, 2009년 대청해전,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등 전쟁의 위협이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2010년 당시에도 “키 리졸브 연습”이 막바지에 달해 경계가 잠시 느슨해진 시기를 노려 기습적으로 천안함을 공격했다.
그해 11월 호국훈련이 끝날 무렵 연평도 포격도발을 감행한 것도 기억할 것이다.
최근에도 연일 정전협정 파기를 거론하며 강경하게 한반도를 자극하고 있고, 지난 11일에는 판문점의 직통전화까지 끊으며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등 북한의 군사적 위협의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무력도발을 통해 노리는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우리의 안보의식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사회는 아직도 천안함 피격에 대한 진실 논란이 진행 중이고 우리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적, 이념적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하여 어려운 근무환경 속에서도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우리 군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러한 평온함과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새정부의 핵심 기조인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조성은 국민들의 강한 안보의식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역군인들이 제대한 이후의 삶을 염려하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제대군인의 안정적 사회정착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천안함 46용사의 죽음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고귀한 희생이었다.
우리 국민들은 그 희생을 헛되게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로 국민통합을 이루어 성숙한 사회로 가야 할 것이다. 천안함 피격 3주기를 맞아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일 것이다.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는 애절한 부름에 응답하지 않았던 그들의 이름을 불러보면서 지금도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나라를 지키는데 헌신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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