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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안일한 '사고'가 만들어낸 전산망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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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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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장슬기 기자.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컴퓨터 전공인 4학년 학생에게 해킹을 1개월만 교육시키고 금융권을 뚫으라고 해보세요. 전부 다 뚫립니다.”

대한민국을 또 한 번 발칵 뒤집히게 한 방송사 및 금융권 전산망 마비 사고에 대해 한 교수가 남긴 말이다.

지난 20일 오후 신한은행, 농협은행, 제주은행 등의 일부 PC는 악성코드에 감염돼 약 3시간가량 인터넷뱅킹 및 입출금 등의 업무가 마비됐다.

금융당국은 사고 당일 부랴부랴 금융전산위기관리협의회와 위기상황대응반을 구성하고, 각 은행에 IT검사역을 파견했다. 마비된 전산망을 복구하고 악성코드 백신프로그램을 배포하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은행들은 이날 복구를 통해 대부분의 업무를 정상화했지만, 금융회사에 대한 고객의 신뢰는 복구할 수 없었다.

지난해 농협과 현대캐피탈이 전산망 사고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특히 최악의 전산사고라는 오명을 남긴 농협은 대대적인 보안체계 강화를 약속했지만,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 다시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분명 ‘복구만 되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상황인식이 만들어 낸 결과다. 실제 이보다 큰 규모의 전산망 사고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국내 기업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에 따르면 작년 해킹 피해 신고는 2만건에 육박해 하루 평균 54건에 달한다. 대한민국은 해킹에 대해 무풍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집계다.

보안에 드는 비용을 투자가 아닌 매몰비용으로 취급하는 기업들의 사고가 변화돼야 할 시기다. 해킹 수법이 발전할수록 이에 대한 보안의 수준도 높여야 정상이다.

하루아침 자신의 계좌 잔액이 0원으로 찍혀 있는 끔찍한 악몽. 이대로 가다간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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