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각종 도덕성 관련 의혹을 받아왔던 김병관 전 국방장관 내정자가 사퇴한 데 이어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까지 25일 사퇴하면서 청와대의 부실 인사검증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내각 첫 인사였던 김용준 전 국무총리 내정자의 사퇴 이후 청와대 비서관을 포함해 새 정부 고위직 공무원 인사의 10%에 이르는 12명이 중도 낙마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새 정부의 인사 추천·검증·결정 과정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불통·코드인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나홀로 인사' 스타일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새 정부 고위직 후보군에 대한 인사검증을 담당했던 청와대 인사라인을 문책하고,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유감표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서 집권당의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제도개선은 물론 필요하다면 관계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그보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공직 후보자들 스스로 결함이 많다면 공직 제안을 수용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도 거셌다.
재선인 김용태 의원은 "대통령의 전면적 인식전환이 불가피하다. 유감표명은 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의 선(先) 단수추천, 후(後) 인사검증' 방식을 바꿔 상향식 인사로의 전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검증의 기준 재설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당은 총공세에 나섰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인수위부터 지금까지 낙마한 인사가 12명으로 역대 정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인사 실패"라며 "인사참사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실패한 인사라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론이 들끓자 청와대는 현실적인 한계를 거론하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민정라인이 검증을 했지만 해외계좌 추적 같은 문제는 짧은 시간 내 현실적으로 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우선 한 내정자 후임 인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인선 이후 인사청문회까지 통과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장 박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인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공정위원장 후보로는 친박계 정치인 가운데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수립에 관여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유승민, 이현재, 류성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도와 경제민주화 공약을 만든 신광식 연세대 법무대학원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공정위 출신으로는 서동원 전 공정위 부위원장, 강희복 전 조폐공사 사장, 현직인 정재찬 부위원장 등이 발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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