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고위공직자의 평균재산이 일반가계보다 5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의 비위로 인한 징계도 해마다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직사회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여전히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31일 안전행정부 정보 공표 사이트인 '내고장알리미'에 따르면 2011년 말 현재 서울 공무원 1000명당 비위징계비율은 5.15건으로 최근 5년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은 2007년(4.62건), 2008년(3.57건), 2009년(4.98건), 2010년(4.86건) 등 징계비율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로 전환했다.
특히 16개 시·도 중 비위징계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로 14.15건이었으며 경북(12.87건), 전북(12.72건), 전남(12.1건)이 그 뒤를 이었다.
2011년 공무원의 비위가 많은 곳으로 꼽힌 경북과 전북은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정치텃밭들로 기득권에 안주한 공무원들의 부패상이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전남의 경우 2009년을 제외하면 거의 매년 공무원 1000명당 비위징계비율이 전국 상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대전과 대구, 제주는 전년 대비 비위징계비율이 크게 줄었다. 대전은 2011년 4.79건으로 2010년(7.02)보다 3건 줄었으며 같은 기간 대구는 7.36건으로 전년 대비 3건 내려갔다. 제주는 2011년 4.59건으로 2010년(14.86건)보다 10건이나 급감했다.
비위징계비율은 광역자치단체별로 비위징계 발생 건수와 공무원(시·도+시·군·구) 수를 대비한 수치다.
실정이 이렇지만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는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 비위공무원 처벌에 대한 감경처분이 속출하고 있는 이유는 각 지자체들이 감사원과 해당 법령에 따르지 않고, 자체적인 규정을 잣대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방공무원법’을 따르기 보다는 지자체의 ‘검경통보 비위공무원 조치 기준’을 적용, 징계처분에 대한 조치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무원 비위에 대한 징계가 솜방망이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부패 근절은 요원한 것 아니겠느냐”며 “처벌 강화와 지방행정 투명성 확보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최근 고위공직자의 재산이 평균 70% 이상 늘어 불황 속 서민들을 한숨짓게 하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가 사회지도층을 바로 잡고 신뢰회복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안행부 ‘내고장알리미’는 단순 비위징계비율·건수만 공개할 뿐, 구체적인 비위 사실이나 징계처분 현황 등은 비공개 처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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