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책은 과도한 정부 개입과 규제를 완화해 시장 자율조정 기능을 회복하고 한시적 세제·금융지원을 통해 시장을 조기 회복시키겠다는 데 중점을 뒀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공급물량을 조절하고 세제·금융·청약제도를 개선해 유효 수요층 주택 구입 여건도 개선했다.
수급 불균형을 조절하고 주택수요를 창출해 침체에 빠진 주택시장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서민 주거안정을 이루겠다는 목표가 강하게 담긴 것이다. 하지만 업계와 수요자들이 강하게 주장해오던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대출인정비율(LTV) 완화는 이번 대책에서 빠져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대책에는 주택시장 정상화의 경우 공급물량은 축소·조정하고, 실수요와 건전한 투자수요는 진작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공공분양 공급물량은 연 7만가구에서 2만가구 이하로 축소한다. 이전 정부의 주요 국책사업이었던 보금자리주택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앞으로 공공주택 공급은 연간 13만가구 공급계획에 의해 추진된다"며 "기존에 추진됐던 150만가구 공급계획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그린벨트 내 신규 보금자리지구 지정을 중단하고 기존 지구는 공급물량 및 청약 시기 등을 조정하기로 했다. 논란이 많았던 보금자리주택이지만 사업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해당 지구 주민들이나 사전예약자 등의 반발도 우려된다.
실수요자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들에게 충분한 당근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가 주택거래 정상화 측면에서 가장 효과가 높은 계층이라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부부합산 6000만원 이하 가구가 6억원·85㎡ 이하 주택을 생애최초로 구입할 경우 취득세가 전액 면제된다. 주택기금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지원규모는 2조5000억원에서 5조원으로 대폭 늘어나고, 연말까지 DTI를 은행권 자율로 적용하고 LTV도 70%로 완화한다. 소득 요건은 부부합산 55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지원금리도 연 3.8%에서 3.3~3.5%로 인하된다.
국토부는 취득세 면제와 주택구입자금 지원 등으로 생애최초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이 활발해지면 주택시장의 진입장벽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이 국회에서 빨리 통과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도 침체된 분양시장에 환기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9~12월 신축주택 중 미분양 물량에 대해 양도세를 감면했을 당시 기존 미분양이 꾸준히 해소되는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여기에 기존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기존 주택 양도세 면제 시도는 이번이 처음으로, 집이 팔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 등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15년 이상 경과된 아파트에 대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한 것은 부동산시장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5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가 몰린 분당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는 그동안 수직증축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이번 허용 결정이 침체에 빠진 1기 신도시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수직증축 방안이 '신도시발 집값 상승'을 일으켜 서울·수도권 전체 부동산시장을 되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과도한 주택담보대출로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를 위해서는 경제적 자활 의지가 있는 하우스푸어를 선별 지원하고, 실거주 목적 구입자로 지원대상을 한정하기로 했다. 유형별로 하우스푸어 지원을 달리하고 금융권들도 채무조정을 통한 부담에 동참하게 해 일부에서 제기되는 도덕성 해이 문제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행복주택도 5년간 20만가구 공급된다. 행복주택은 철도부지, 유휴 국·공유지, 미매각 공공시설용지 등 도심 내 공공이 보유한 저렴한 토지를 활용하게 된다. 올해는 수도권 도심 6~8개 지구에서 약 1만가구를 시범사업으로 공급한다. 임대료는 소득수준 등을 고려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