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현재 대통령 소속 위원회 수장과 공공기관장 인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 가운데 평통 수석부의장과 적십자사 총재직을 두고 서청원 고문과 현경대 전 의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선 승리 공신인 원로들에 대한 예우 차원이지 않겠느냐"면서도 "안보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대북정책을 이끌어가는 데는 경륜이 필요하고,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인사가 기용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서 고문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탈당한 친박(친박근혜)계를 모아 '친박연대'를 만들어 13석을 일궈낸 주인공이지만, 축배를 들기도 전에 공천헌금 사건으로 실형을 살았다. 올해 초 이명박정부에서 사면복권돼 당에 복귀하기까지 5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시간을 보냈다.
현 전 의원은 한때 집권여당(민주자유당)의 서열 2위인 원내총무까지 지내며 5선까지 승승장구했지만 2004년 17대 총선 이후 번번이 고배를 마시면서 정치권에서 그의 이름 석 자가 완전히 잊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멘토 모임 '7인회' 멤버로 지난 대선 때 제주 선대위를 이끌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박근혜의 남자'로 청와대 초대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7인회' 멤버는 현 전 의원과 함께 강창희 국회의장,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 안병훈 기파랑 대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김용갑 전 의원이다, 이외에도 남덕우 전 총리, 이병기 주일대사,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도 박 대통령과 지난 2007년 경선 때부터 함께 인연을 맺어온 친박 원로그룹에 속한다.
한 친박계 인사는 "박 대통령 주변의 자문그룹 중 가장 영향력이 강한 그룹이 바로 30년대생 원로그룹"이라며 "박 대통령은 결정하기 힘든 현안이 생기거나 인사 등과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원로그룹의 의견을 가장 존중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선 승리에 기여한 최측근 원로 인사들이 정부 요직을 맡을 경우 보은인사 논란이 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이들의 '화려한 귀환'을 통해 친정체제를 더 강화하고 국정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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