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투자활성화 방안…전봇대 뽑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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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0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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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단기정책 부실…기대 효과 예측 불가<br/>성급한 정책 제시에 시장 혼란 가중 우려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정부가 경기회복 차원에서 규제개선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싸늘한 분위기다. 기업들은 기대를 모았던 수도권 규제완화 등 주요 내용이 빠지면서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1일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규제개선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정책은 투자효과가 크고 단기간에 해결 가능한 과제를 위주로 마련됐다고 기획재정부는 설명했다.

주요 핵심은 지방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외국인 투자자의 규제를 완화해 해외 자금 유입을 늘리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또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약 12조원 이상의 투자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투자활성화 방안이 시행도 되기 전에 난관에 부딪쳤다. 수도권 규제완화 등 주요 규제정책이 빠지면서 제대로 실효성을 거둘 수 있겠느냐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시장에서는 수도권 규제완화가 포함되지 않은 투자활성화 방안은 반쪽짜리 정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도권 산업단지 한 관계자는 "정부가 투자활성화에 대해 지방산단에 우선순위를 둔 것은 역차별"이라며 "12조원 효과를 보더라도 특정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이미 규제완화로 인한 특혜기업이 선정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수도권 규제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한 발 물러섰다. 제대로 된 정책 수립 없이 섣불리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하면 향후 부작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재부 정은보 차관보는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하고자 하는 투자활성화와 관련해서 다른 측면에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며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검토해 나가겠다"고 선을 그었다.

투자효과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투자활성화 프로젝트가 성사될 경우 12조원 이상 투자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효과 발생시기, 투자기업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번 투자활성화 방안이 단기정책이라는 점에서 정책 발표 후 1~2년 안에 효과가 발생해야 하지만 정부는 아직 법안 마련과 국회 상정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정 차관보는 "사업 추진이 중단되거나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인데 이런 것들에 대한 애로사항이 해결된다면 바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개별 프로젝트별에서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예상 시기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단기라는 점에서 몇 년 내에는 현실화될 사안들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로서도 이번 규제완화로 인해 투자활성화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정부가 조성한 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제외한 대부분이 침체돼 있다.

지방산단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경제자유구역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는 것을 정부가 인정한 셈이다.

정 차관보는 "이번 규제완화 대책으로 투자활성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며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제외하고는 (경제자유구역이)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경제자유구역 활성화는 추후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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