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일본 언론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일본의 대표적 진보언론 아사히 신문은 지난달 24일 사설에서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에 대해 “이웃 나라의 신경을 거스르는 행동이 유행처럼 정치에 퍼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신문은 사설에서 “침략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해서 하면 이웃 나라뿐만 아니라 구미 국가들의 불신도 강해지게 된다”고 우려했고 “4월 28일(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발효 61주년)을 이야기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관점은 왜 일본이 점령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느냐는 것”이라며 “그것은 일본이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의 과오를 범한 끝에 패전을 맞이한 역사”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논조가 보수적이라 평가받는 요미우리신문 역시 사설에서 “아소 다로 부총리 등의 야스쿠니 참배가 일·한 관계에 악영향을 준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센카쿠 열도 문제로 일·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 일·한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아베 외교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주권을 상실했던 경위 등을 냉정히 다시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외에 참화를 초래한 ‘쇼와(昭和, 개전 당시 일왕이었던 히로히토 시대의 연호)의 전쟁’은 국제감각을 잃었던 일본 지도자들에 의해 시작됐고 패전과 점령은 그 결말”이라고 말했다.
중도 성향의 마이니치신문도 “아베 총리는 과거 전쟁에 대한 역사 인식과 각료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록 우경화 가속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지만 현재 일본 언론들의 모습에서 일본 사회의 성숙함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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