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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영의 도란도란> 끝나도 끝나지 않는 용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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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0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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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만 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무려 364주, 2555일, 6만1320시간이다. 하지만 물을 움켜진 듯 손에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아니 다툼과 갈등, 법정소송이 남았으니 아무 것도 없다고 할 순 없겠다.

'동아시아 허브' 건설이라는 거대한 꿈을 꾸다 용두사미가 돼버린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이야기다. 그러나 여전히 허황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이기도 하다.

총사업비 31조원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사업 추진 7년 만에 없었던 일이 돼버렸다. 토지주인 코레일이 청산절차를 밟고 있어 사실상 사업이 무산됐다.

원인을 따져 묻자면 한둘이 아니지만, 속 깊은 곳까지 찾아 들어가보면 거기에는 '욕망'이라는 덩어리가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수익뿐 아니라 사업 주도권까지 챙기려던 토지주, 사업 승인권을 부여잡고 간섭하려 한 서울시, 출자한 지분 이외에도 어떻게든 사업권을 따내려던 출자사들, 비난을 피하기 위해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만 보아온 국토교통부.

모두 대승적 차원에서 생각하지 않고 작은 것에만 연연하다 사업을 수포로 돌아가게 한 장본인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깊은 곳에는 공통적으로 '욕망'이라는 덩어리가 들어 있다.

이 덩어리는 투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만져보면 바윗돌보다 더 단단하고 딱딱하다.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이 첫삽 한 번 떠보지 못하고 계획만 세우다가 6만1320시간을 허비하고 끝났지만, 여전히 끝을 알 수 없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계사들 간의 법정 소송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도 더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이기 때문이다.

'단국 이래 최대 사업'이란 수식어가 붙어 다니던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 끝이 났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은 아이러니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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