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적완화 등으로 인해 시중에 대규모로 돈이 풀리고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리기 쉬워지면서 일본 기업들이 금고를 열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저널은 증시 상승과 기업 실적 호전에 이어 나타난 경기 회복 신호라고 평가했다.
저널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투자를 늘리겠다는 일본 기업들의 발표가 잇달았다.
전자업체 도시바는 지난 8일 지난달부터 시작된 올 회계연도에 컴퓨터 칩에 대한 투자를 거의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체들도 일제히 투자를 대폭 늘릴 것임을 밝혀 혼다는 올해 전체 투자 규모를 18% 늘릴 방침이다. 또한 혼다는 2주 전에 멕시코에 새 변속기 공장을 짓기 위해 4억70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혼다는 미국으로의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마쓰다자동차는 올해 지출이 68%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운송업체 야마토홀딩스는 올해 새 유통 기지들을 개설하고 당일 배달 서비스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출의 70%를 투자에 쏟아 부울 계획이다.
혼다 이와무라 데쓰오 부사장은 “우리는 특히 새 공장을 짓는 데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저널은 10년 넘게 지속된 경기 침체 끝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면서 투자가 적극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기업들의 지출은 일본 경제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했던 잃어버린 연결고리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저 금리와 지난 2007년 12월 이후 최고로 급등한 증시는 기업들이 그 동안 쌓아온 현금을 투자에 쓰게 하고 심지어 돈을 빌려서라도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본 기업들의 투자 증가를 경기 회복 신호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의 투자 증가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1년 대지진 이후 보류됐던 투자 계획이 이제야 추진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니혼연구소의 마츠무라 히데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년 동안 비용을 줄이고 기존 설비로 견뎌왔던 일본 기업들이 마침내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며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외국의 라이벌 회사들보다 우수한 경쟁력을 갖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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