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극적 회생…고통 동반 정상화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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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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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STX그룹이 14일 지주사인 (주)STX에 대한 채권단의 자율협약 타결로 큰 위기를 넘기며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STX조선해양, (주)STX에 이어 16일로 예정된 계열사인 STX중공업·STX엔진에 대해서도 채권단의 자율협약 타결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가 STX건설도 법원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인가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STX그룹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채권단의 공동관리에 들어가게 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인력 축소 등 고통을 수반한 회생절차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STX그룹도 자구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오너인 강덕수 회장은 채권단에 경영권을 포함한 회사보유 지분 전량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임금삭감 △조직 슬림화 및 임원축소 △경비 절감 △복리후생 축소 △자산매각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비상계획에 임직원들도 동참하기로 한 상태다.

가장 중요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STX그룹은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조선부문 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 자회사들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산 등에 대한 매각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룹의 양대 축중 하나인 STX팬오션은 지난 3월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은 무산 됐지만 주채권은행이자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이며, STX에너지도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추진중이다.

이미 매각한 STX OSV를 비롯해 STX유럽 소속인 STX핀란드와 STX프랑스 등도 새 주인을 찾고 있으며, 직접 중국에 건설한 STX다롄조선도 중국 정부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금유치(유상증자) 또는 지분 매각 등을 위한 실사가 진행중이다.

이러한 작업들이 모두 이뤄진다면 STX그룹은 4조원 내외의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계열사가 안고 있던 부채도 줄어들어 회사 경영상황을 개선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감량’ 후의 STX그룹은 (주)STX → STX조선해양 → STX엔진·STX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조선업 중심으로 재편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자료를 보면 2012년말 현재 24조3000억원이었던 STX그룹의 자산 규모(해외 자회사 자산 제외)는 15조원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재계 13위 수준의 대기업에서 중견 그룹으로 위상 축소는 불가피하지만 그래도 그룹이 무너지는 것보다는 낫다.

또한 STX조선해양이 해외 조선소를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단일 조선소 기준 수주잔량에서 진해 조선소가 세계 4위를 유지하고 있고, 건조 기술력과 영업 네트워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채권단의 지원이 이뤄질 경우 STX는 추가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실제로 올 하반기 이후 조선업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STX그룹의 위기는 업황 부진에 따른 것이 크기 때문에 선사들이 본격적으로 선박 발주를 개시한다면 STX에게도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며 “조선 경기가 살아나는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 STX그룹은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에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여전히 불안 요소는 남아있다. 14일 STX 채권단이 자율협약 동의서를 제출키로 했지만 올 연말까지 추가로 돌아오는 2800억원 지원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한 오는 7월경 나올 것으로 예정된 채권단의 STX그룹 경영정상화 방안도 어떻게 짜여질지 여부에 따라 STX그룹의 운명은 바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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