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일대 전셋값 타격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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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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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이상 기자=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이 일대 전셋값을 크게 떨어트릴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정부는 20일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오류·가좌·공릉·고잔·목동·잠실·송파지구 등 7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곳에는 행복주택으로 이름 붙은 임대주택 총 1만50여 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공급될 임대주택수가 많다보니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일대 전세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행복주택 시범지구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주변 전세시세의 50~70% 수준에 책정될 행복주택이 공급되면 일대 아파트는 물론 다세대, 다가구, 빌라 등의 전셋값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임대사업자들도 “어쩔 수 없이 월세는 물론 전셋값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행복주택 공급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서울 구로구 오류동 대일부동산공인 관계자는 “이곳은 현재 인근 천왕지구에 임대주택이 많이 공급된 상태”라며 “하지만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지역주민들이 주거환경 개선되고, 큰 폭으로 올랐던 전셋값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어 세입자들이 반기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들은 행복주택 공급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전셋값을 내리면 수익률도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잠실동에서 3층짜리 다세대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최모(62세)씨는 “젊은 사람들은 주차가 가능한 신축주택 선호현상이 강해서 최근 보증금과 월세를 내렸는데 행복주택까지 들어오면 월세를 더 내려야 할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수요자들은 그 동안 치솟기만 했던 전셋값이 안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반색하고 있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행복주택 시범지구 대부분이 역세권 지역으로, 싼 전셋값으로 서울 요지에 전셋집을 얻을 수 있는 희망이 생겨서다.

강동구 암사동에 사는 황모(36)씨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워낙 비싸 전셋집을 구하기가 그동안 엄두가 조차 나지 않았다"며 "행복주택이 공급되면 경쟁률이 높더라도 꼭 청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목동지구, 잠실지구, 송파지구 등 일대 주민은 유수지가 행복주택으로 조성돼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곳들은 그동안 입주민의 체육∙휴식공간으로 이용됐던 곳이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삼원공인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은 행복주택 대신 유수지 그대로를 원하고 있다"며 "체육시설과 생태공원이 없어져 인근에 여유생활을 즐길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가락동 대신공인 관계자는 "현재 체육시설 갖춰진 이곳이 행복주택 단지로 조성되면 지역주민이 애용하는 생태공원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목동 현대아파트에 사는 최모(45)씨는 "행복주택 목동지구는 현재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 일대 주차난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되는 곳"이라며 "하지만 이곳이 개발되면 교통난이 가중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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