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컬럼> 중국 시진핑 정부의 신형 대국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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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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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용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중국 신지도부가 출범한 후 '신형' 정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신형 도시화, 신형 공업화, 신형 대국관계, 신형 해양강국……. 이러한 각종 '신형' 가운데 대외전략과 관련해 신형 대국관계가 시진핑 정부의 대외정책의 기조로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이 주창한 신형 대국관계는 상호 존중을 전제로 서로 이익을 주고받으며 윈-윈하는 협력관계로 요약된다. 중국은 이를 ‘굴기국’과 ‘기성 대국’이 모순과 충돌을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이라 천명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해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 가자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대국관계의 형성에 있어 중국이 평등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과거와 달라진 자신의 국제위상을 인식하면서 평등관계를 강조하고 핵심이익과 중대관심사를 서로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과 쌍벽을 이루며 새로운 국제질서를 정립해 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중국이 중요하게 인식하는 핵심요지는 양국 간 신뢰구축이다. 중국은 양국 간 전략의도에 대한 상호 불신이 상당히 높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전 외교부 부부장이자 현 미국대사인 추이톈카이는 이를 가리켜 ‘신임적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도전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억제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호 평등과 신뢰의 기초 상에서 서로 포용하고 이해를 증진하며, 이익 증진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심화하고, 글로벌 문제와 이슈에 대해 서로 협력하자는 것이 신형 대국관계의 기본적인 방향이다.

중국이 주창한 신형 대국관계에 대해 미국도 일단은 호응하는 분위기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해 3월 7일 워싱턴 평화연구소에서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은 기성대국과 신흥대국의 관계라는 굉장히 중요한 발언을 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기성대국에 신흥대국이 도전하면 반드시 전쟁이 일어났으나, 우리는 처음으로 적대 관계나 전쟁이 되지 않는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하고 또 쓸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신형 대국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전망해 보자면 중·미 양국은 글로벌 도전과 갈등에 대해서는 상호 윈-윈의 자세로 서로 협력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방향으로 일치를 보겠지만, 동아시아 지역 내에서의 영향력 확대라든가 중국의 주권 내지 핵심이익과 관련되는 문제에 있어서는 경쟁과 갈등이 지속되는 등 여전히 복잡한 관계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2기 정부에 들어서서도 아태지역 중시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2010년 이후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 동 지역에서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실정이 이를 반증하는 하나의 예다.

신형 대국관계 하에서 중국과 미국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양국 간 경쟁과 갈등이 심화되었을 때 갈대처럼 흔들릴 것이 아니라 중간자적인 위치에 있는 것이 보다 유리할 것이다. 한국 신정부의 외교 전략인 ‘한미 동맹을 기초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심화’가 의미하는 바가 결코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중국 측에 명확히 인지시킬 필요도 있다.

시진핑 시대 중국은 한국 신정부와의 관계를 보다 개선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특히 경제적으로 보다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이는 지난해 8월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행사에 시진핑이 참석하고, 올해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류옌둥 부총리를 특별대표로 파견한 데서 엿볼 수 있다.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 대북 문제와 더불어 한·중 FTA가 중요한 사안이다. 중국은 박근혜 정부가 제시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언론들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압박정책’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은 향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과의 소통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다. 현재 차관급인 한·중 전략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시켜 제도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물론 한중 FTA의 조속한 체결로 경제협력을 심화하고 상호 신뢰를 향상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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