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산업용 자동제어 기기를 일본 기업에 납품하는 B사는 엔화 약세로 매달 100~200만원의 환차손이 발생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조만간 거래처인 일본기업과 단가조정에 나설 계획이지만 녹록치 않은 실정”이라며 울상지었다.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정 엔·달러 환율이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엔화 약세가 지속되어 달러당 엔화값이 110엔에 이를 경우 중소기업 총수출이 14.4%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수출 중소기업 500여개사를 대상으로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중소기업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엔·달러 환율 마지노선은 101.1엔으로 집계됐다. 22일 기준 엔·달러 환율이 102.5엔까지 오른 만큼 상당수 수출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디스플레이’(97.7엔), ‘석유화학’(99.6엔), ‘자동차·부품’(99.7엔), ‘정보통신기기’(100.3엔), ‘음식료·생활용품’(100.7엔), ‘섬유·의류’(100.9엔), ‘고무·플라스틱’(101.1엔), ‘가전’(101.3엔) 등 대다수 업종의 환율 마지노선이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엔화값이 110엔에 이를 경우 중소기업 총수출은 14.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원화상승과 엔화하락이 겹치면서 세계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저하되어 수출시장을 일본기업에 빼앗기고 있다”며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수출마저 부진하여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43.7%가 ‘전년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고, ‘줄어들 것’이라는 답변도 26.3%로 나타났다.
하반기 수출불안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엔저현상’(32.8%)이 첫 손에 꼽혔고, 하반기 수출증대를 위한 정부 정책과제를 묻는 질문에도 ‘환율안정’(59.7%)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아베노믹스로 촉발된 글로벌 환율전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채, 정부의 환율대책이 마련될 것을 고대하고 있다”며 “기업은 지금부터라도 환율변동을 일시적 변수가 아닌 상수로 삼아 적극 대응하고, 원가절감 노력과 기술개발을 통해 비가격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