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지난주 미국PGA투어 HP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배상문(27· 캘러웨이)에게 역전당해 2위를 한 키건 블래들리(미국·사진).
그는 대회 첫 날 10언더파 60타를 치는 등 1∼3라운드 내내 선두권을 달렸다.
당시 그의 골프백을 엿본 동료프로들이 많았다. 4번아이언이 두 개나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필 미켈슨(미국)이 2006년 마스터스에서 드라이버 두 개를 들고나간 적은 있으나 같은 번호의 아이언을 두 개나 백에 넣고 나가는 선수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
브래들리가 갖고 나간 4번아이언은 클리블랜드 제품이다. 하나는 ‘588 MT’로 로프트는 21도다. 이 아이언은 캐비티백인데다 무게중심이 낮고 치기 쉽다. 아마추어 고수들이 사용하는 제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른 하나는 ‘CG 7’으로 로프트는 25도다. 캐비티 면적이 비교적 작아 선수용에 가까운 제품이다.
브래들리는 시즌초만 해도 3번아이언을 갖고 다녔으나 클리블랜드 스탭의 권유로 4번아이언까지만 넣기로 했다. 그런데 3번아이언 못지않은 탄도와 거리를 내는 ‘스트롱 4번아이언’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스펙이 다른 두 개의 4번아이언을 넣게 된 것이다.
그는 “588 MT 4번아이언은 치기 쉽고 내가 원하는 궤도를 낼 수 있다. 거리도 3번아이언에 버금간다. 똑같은 번호의 아이언을 두 개 갖고 다니는 것이 이상할지 모르나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그 직전주의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도 두 개의 4번아이언을 갖고 나갔다. 그는 또 다음달 US오픈 때에는 클리블랜드의 588 MT 2번아이언을 갖고나갈 계획도 세웠다.
그가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더라면 두 개의 4번아이언을 갖고 나간 것이 화제가 될 뻔했으나 2위를 하는 바람에 뒤늦게 알려졌다.
한편 제이슨 데이(호주)는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1번아이언을 들고 나갔다. 그는 공동 2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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