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이순우 현 우리은행장(63)이 낙점됐다.
이 행장은 민영화를 앞둔 상황에서 행장직의 공백은 좋지않다고 판단, 회장직과 행장직을 겸임하기로 했다.
23일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중학동 우리카드 건물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명하고 공정한 선임 과정을 거쳐 이순우 현 우리은행장을 차기 우리금융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앞서 회추위가 청와대에 보고한 최종 후보 3인에는 이 행장과 함께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김준호 우리금융 부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직에 있는 이 행장이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하는 데 최적의 인물로 꼽히면서, 결과가 나오기 이전부터 이미 이 행장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하면서 은행원이 된 그는 말단에서부터 시작해 은행장까지 오른 실력파다. 특유의 친화력 덕분에 직원들과도 격의없이 지내는 인물이다.
이에 이 행장의 높은 조직장악력과 노동조합과의 원만한 관계 등이 차기 회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직 은행장으로서 내부 사정에 밝은 점, 아울러 민영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노조 갈등 해소에도 무난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성균관대 법대 출신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정부의 주요 요직에 성대 라인이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와의 소통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송웅순 우리금융그룹 회추위 위원장은 “이순우 후보가 금융업 전반에 대한 폭 넓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금융그룹의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가장 큰 현안인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이 차기 회장직에 오르면 말단 은행원에서 은행장과 지주사 회장을 두루 맡은 첫 사례가 된다.
다만 이 행장은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기로 했다. 민영화 달성을 위해 은행장 자리가 비어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이날 이 행장은 민영화가 완료되면 우리금융 회장직은 물론 은행장직에서도 미련없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은행장으로서 그의 임기는 내년 3월이다. 민영화 이후 물러나기에도 사실상 무리가 없다는 게 그의 의중이다.
이에 따라 2007년 황영기 전 회장의 퇴임을 끝으로 분리됐던 회장과 은행장이 6년만에 겸직체제로 복귀하게 됐다.
이 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만여 후배들이 행장, 회장까지 갈 수 있는 꿈과 희망을 주는 기회가 되지 않나 싶다"면서 "조속한 민영화 추진과 아울러 기업가치 제고,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지원, 금융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주회장에 집중된 권한을 계열사 최고 경영자(CEO)들에게 분산, 계열사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 선임에 대한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다음달 14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승인이 나면 이 행장은 회장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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