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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없는 스윙폼으로 정평난 이일희.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이일희(25·볼빅)가 미국LPGA투어 진출 네 시즌만에 첫 우승을 달성한 데는 행운도 따랐다.
올해 창설된 퓨어실크-바하마 LPGA클래식은 지난 24일(한국시간)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에서 1라운드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첫 이틀동안 폭우가 내려 경기를 치를 상황이 안됐다. 주최측과 스폰서는 물이 덜 찬 12개홀을 골라 한 번에 12홀씩, 세 번에 걸쳐 36홀 경기로 하기로 결정했다. 36홀을 치르면 미LPGA투어 공식대회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72홀 경기가 36홀 경기로 축소됐고 우승경험이 없는 이일희에게는 ‘단기전’이 오히려 기회가 된 셈이다.
대회 마지막날인 27일 12개홀 경기가 속개되기 전까지 이일희는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였다. 2010년 투어에 데뷔해 이달초 킹스밀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오른 것이 최고성적이었던 이일희는 우승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초반 양상이 심상치 않았다. 첫 홀에서 9m 버디, 둘째 홀 그린밖에서 18m 칩인 버디, 셋째 홀에서 3m 버디퍼트를 성공했다. 이일희는 “이 기세라면 우승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덟째 홀에서 9번아이언샷을 홀옆에 붙여 탭인버디로 마무리할 때 그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단독 1위였다.
1타차의 아슬아슬한 선두를 지키던 그는 11번째홀에서 위기를 맞았다. 약 1.2m거리의 파퍼트를 남긴 것이다. 바람도 세차게 불었다. 보기를 하면 공동선두가 돼 우승향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일희는 침착하게 스트로크했고 볼은 홀 가운데로 향하며 아래로 떨어졌다. 이일희는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그는 경기 후 “우승에 결정적인 파퍼트였다”고 말했다.
1타차 선두로 마지막 홀인 18번홀(파5)에 다다른 이일희는 한결 여유가 있었다. 드라이버샷이 얕은 러프에 빠졌으나 페어웨이우드로 곧바로 그린을 노렸다. 볼은 그린에 올랐고 2퍼트로 버디를 잡으며 승부를 가름했다.
그의 합계스코어는 11언더파 126타로 재미교포 아이린 조를 2타차로 따돌렸다. 2010년 미국무대에 진출한 후 3년여만의 첫 승이었다.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 한국선수들은 올시즌 열린 투어 11개 대회에서 5승째를 거뒀다.
유소연(하나금융그룹) 유선영(정관장) 린제이 라이트(호주) 등은 5언더파 132타로 공동 13위를 차지했다. 최운정(볼빅) 최나연(SK텔레콤)은 공동 32위, 포나농 파트롬(태국)은 42위를 기록했다. 4년만에 우승을 노렸던 지은희(한화)와 장정(볼빅)은 61위에 머물렀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KB금융그룹)와 5위 청야니(대만)는 하위권으로 밀려 상금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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