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환 목사·김대중 전 대통령 36년 만에 누명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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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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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긴급조치 위반 협의 재심 개시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생전에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고 문익환 목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확정 판결 36년 만에 누명을 벗는다.

서울고법 형사8부(이규진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문 목사 등 16명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재심 대상에는 문 목사와 김 전 대통령뿐 아니라 윤보선 전 대통령, 함석헌 선생, 함세웅(71) 신부, 문정현(73) 신부 등이 포함됐다.

신민당 부총재를 지낸 고 정일형 전 의원과 국내 첫 여성 변호사로 알려진 부인 이태영 여사 등의 재심도 개시됐다.

문 목사의 3남 문성근 전 민주당 상임고문과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등이 재심을 청구했고 법무법인 덕수의 이석태·김형태 변호사 등이 변호인을 맡았다.

재판부는 이들 청구에 대해 지난 4월 18일자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을 참조, “긴급조치 9호가 위헌·무효로 판단된 이상 이는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하므로 재심 사유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목사 등은 1976년 2월 “우리나라는 1인 독재로 자유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제도가 말살됐다”는 내용의 민주구국선언문을 작성하고 그해 3월 명동성당 미사에서 낭독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받았다.

문 목사와 김 전 대통령, 윤 전 대통령, 함석헌 선생 등은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 확정 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문정현 신부는 1975년 9월 김지하 시인의 양심선언문을 배포하고 낭독한 혐의를 받아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받았다.

같은 법원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는 이날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1974년 8월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2년을 선고받은 백기완(80)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재심도 개시하기로 했다.

전례에 비춰 이번에 재심 개시가 결정된 이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첫 재판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심 공판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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