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지만, 미국이 우려하는 중국의 사이버 해킹 등 보안 이슈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보였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8일 "미국과 중국 어느 나라도 북한이 핵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해 앞으로도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도닐런 보좌관은 덧붙였다.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 및 핵 보유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반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두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이러한 메시지를 만들었다는 데 이번 회담은 북한에 큰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한이 최근 한국을 상대로 대화 제스처를 보이는 것도 중국의 이러한 우려의 입장이 전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이날 정상회담이 끝난 후 "두 나라 정상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해 같은 입장과 목표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 정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하기로 결정하거나 추가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북핵 문제에 대해 견해차가 없고 앞으로 보조를 맞추기로 한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그동안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조건으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요구한 것을 중국이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닐런 보좌관은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거나 직접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북한이 믿을 수 있는 비핵 조치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정성 있는 조치로 북한은 2005년 공동성명, 즉 남·북한이 지난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재확인한 것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도 앞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하려면 2005년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의무를 준수하는 등 북한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이 강하게 우려했던 중국의 사이버 보안 우려, 즉 미국 정부기관 등을 상대로 한 중국의 해킹 문제에 대해서는 두 나라 정상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회담 둘째 날인 8일 두 나라 정상은 사이버 보안 이슈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미국 정부는 공공연하게 중국 정부가 이러한 사이버 해킹 등 보안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닐런 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회담에서 '만일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히 미국 정부의 재산을 훔치는 것이고, 매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두 나라 관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회담 동안에 미국 측 실무자들이 중국 측에 구체적인 해킹 자료를 보여주며 이를 입증하려 했다고도 도닐런 보좌관은 덧붙였다.
두 나라 정상은 사이버 보안 문제가 기술 진보에 따른 결과임을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통된 접근과 규칙이 정립돼야 한다는 데에만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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