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재벌 계열 증권사 해외진출이 미래에셋증권 독주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해외법인 흑자 전환에 성공한 미래에셋증권은 해외시장에서 업계 최대 투자를 일으킨 끝에 크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를 올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을 바짝 추격하던 삼성증권은 해외법인을 잇따라 축소한 뒤 매출 격인 영업수익에서 한국투자증권에 밀렸으며 현대증권ㆍ동양증권도 뒷걸음질을 쳤다.
16일 국내 자산총계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속한 상위 5개 증권사가 전월 말까지 내놓은 기업집단현황 및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미래에셋증권 9개 해외법인은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인 2012회계연도 영업수익 783억원, 순이익 126억원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섰다.
미래에셋증권 본사 또한 국외에서 182억원 상당 매출을 올려 해외에서 발생한 영업수익은 모두 965억원(내부거래 제외시 955억원)으로 추산됐다. 2012회계연도 연결 기준 총영업수익 2조5500억원 가운데 3.78%에 이르는 액수다.
한투증권은 같은 시기 국내 본사(310억원)뿐 아니라 해외법인 5곳(117억원)을 통해 해외에서 영업수익 42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해외지역 비율은 1.38%로 어림됐다.
삼성증권은 2012회계연도 국내 본사가 해외에서 올린 영업수익이 전혀 없었다. 해외법인 3곳에서만 영업수익 173억원(총영업수익 대비 0.68%)이 발생했다. 2011회계연도만 해도 삼성증권 해외법인 영업수익은 360억원으로 100억원 남짓을 기록한 한투증권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현대증권은 2012회계연도 국내 본사와 해외법인 6곳에서 각각 6억원, 66억원씩 모두 72억원 상당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는 총영업수익 가운데 0.36%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년 99억원에 비해 27% 이상 줄었다.
동양증권도 마찬가지로 뒷걸음질을 쳤다. 해외법인 영업수익이 73억원으로 총영업수익 대비 0.41%를 차지하며 1년 만에 3% 가까이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투자 규모를 봐도 나머지 4개사를 모두 합한 것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이 회사 전체 해외법인 자산총계가 3월 말 현재 6110억원인 데 비해 현대증권(1059억원), 삼성증권(983억원), 동양증권(778억원), 한투증권(337억원)은 다 합쳐도 3200억원이 안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까지 포함하면 자산총계가 1조원을 넘어선다"며 "이 운용사는 2012회계연도 영업수익 가운데 20%를 상회하는 670억원을 해외에서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래에셋을 제외하면 해외법인을 축소 또는 철수하면서 단기 손익에 치중하는 모습"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박현주 회장처럼 한계에 이른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답을 찾는 게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