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텔 사업 도입으로 인해 병원과 이와 관련한 사업군들의 열기가 뜨거워진 지금 찬성이냐 반대냐를 놓고 더 뜨거운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도입 자체의 문제보다 과연 사업의 운영과 성과 부분에 대한 예측을 하고 있을까?
가까운 과거 수도권 지역에 타운하우스 광풍이 휩쓸고 간 시절이 있었다. 최고급 마감재, 최고의 입지조건, 최고의 수익률. 무엇이든 최고라고 떠들며 도입했지만, 결과는 허무할 정도로 싱겁게도 실패로 결론지어졌다.
하우스는 집이라는 의미다. 거주하는 사람들의 몫이 9할이다. 메디텔은 호텔이다. 각종 부대시설과 대규모의 인력 및 매뉴얼을 적용시켜야 되는 영역이다. 그곳에 플러스 알파 그 이상의 영역인 의료가 첨가된다.
호텔업보다 더 복잡하고 인력도, 관련 매뉴얼도 부족한 전문 영역인 의료영역이 합쳐지는 순간 한 가지를 떠올려보자. 사업의 운영은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병원은 카페도 아니고 빵집도 아니다. 아차 하는 순간 환자의 신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 후에 따라오는 민·형사상의 법적 절차 및 행정처분 등은 덤이다.
메디텔이라는 사업 자체를 너무 단순하게 만들고 쉽게 재단하고 있다.
지방의 한 도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메디텔은 전문 코디들과 여러 유명 병원들이 입점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 어떤 곳은 단순히 따로 숙박시설만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호텔과 병원이 이렇게 간단한 사업구조였던가? 안내해주는 사람과 숙박시설이 전문화되어 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들이 아니다.
메디텔과 의료영리법인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양쪽 모두에게 묻고 싶다. 사업의 내용과 방식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가이다.
찬성 쪽의 주된 주장을 살펴보면 메디텔 도입으로 인해 의료관광객의 유치를 장려하고 시장 활성화와 일자리 생성을 가장 리스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영역이므로 메디텔의 도입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일견 합당한 듯 보이는 논리지만 그 도입을 위해 준비된 인력과 매뉴얼의 부재는 관심밖의 일인 것 같다.
반대쪽의 주된 주장은 국내 환자의 집중현상으로 지방 영세병원의 빠른 몰락을 가져올 것이며, 여러 가지 편법을 쓸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는 논리다.
이들의 주장은 논리 자체에서 이미 말이 되지 않는다. 숙박시설이 없어서 대형병원에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줄어든다? 대형병원 주변에는 호텔도 모텔도 여관도 없는가? 단순히 객실만 있다고 과연 지방의 환자 가족들이 병원을 선택할 것인가. 그 어떤 국내 환자도, 주변 가족도 병원에 숙박시설이 있다고 병원을 신뢰하지는 않을 것이다.
메디텔 도입사업은 다른 산업군과 마찬가지로 시작을 하기로 했다면 운영과 결과가 최우선 목표로 설정되어야 한다.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뒤로하고 메디텔이 한 가지 산업의 주축을 이루기 위한 결실체라면 격에 맞는 옷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허술해 보이는 지금의 메디텔 관련 패션은 강남스타일이라고 외치며, 넝마를 걸치고 행세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사업의 추진도 중요하지만 그에 맞는 격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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