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전 직원 수 6명에 불과했던 작은 회계사무소는 서울 본사와 부산·대구·광주·대전의 지점에서 3700여명이 일하는 한국 최대 회계·컨설팅회사로 성장했다.
삼일의 핵심가치는 ‘고객가치창출’ ‘창의와 도전’ ‘팀워크와 정직’ 의 3가지로 요약된다.
이 원칙을 바탕으로 창의력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인재들이 팀워크와 정직을 바탕으로 탄탄한 조직력을 구축해 고객에게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삼일의 ‘최고지향’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삼일은 2007년 안경태 회장 취임 다음해에 전문성 강화를 위해 감사·세무자문·재무자문·경영자문등 4개 부문별 조직 체제를 도입했고 각 부문을 전담하는 매니징 파트너가 있다.
기업이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회계분야는 물론이고 경영 전반에 걸친 거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고객의가치창출에 대한 요구는 곧 삼일이 회계사의 업무영역을 선구적으로 개척하게 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삼일은 정보기술(IT) 컨설팅·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란 단어 조차 없었던 국내시장에서 1990년대 말 구조조정 업무도 처음 시작했다. 삼일은 회사 차원에서 워크아웃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영국에서 전문가를 초빙하고 뛰어난 회계사 몇 명을 붙여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이후 국내에서 워크아웃 시장이 열리자 삼일은 시장을 이끌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7개 기업 중 6개를 상장시킬 정도로 국내 기업의 해외상장도 주도했다. 삼일은 우리나라 회계법인의 성장과 그 궤적을 함께하는 셈이다.
그러나 2000년대 접어들어 시련도 겪었다. 현대그룹의 대북송금을 둘러싼 분식회계 사건이 그것이다.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고 과징금도 물고 시민단체로부터 비난을 받는 등 삼일은 회사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했다. 회계법인에 가장 중요한 신뢰가 훼손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때 삼일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00년대 중반부터 브릭스 국가(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경제 5국)에 소속 전문가를 파견해 코리아 비즈니스 데스크를 운영하며 대기업 고객사들의 세계화 전략을 돕는 파트너로 나섰다. 해당 국가 개척에 나선 기업들에게 세무·회계·투자·인수합병 등 현지의 생생한 경영 관련 정보를 공급했다.
중견기업들에는 중견기업지원센터를 만들어 기업의 내외적 성장 관련 전략자문, M&A, 기업승계, 해외진출자문 등 중견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놨다.
이렇듯 삼일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인재양성에 찾을 수 있다. 삼일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를 채용하고 사내에서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조직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조직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조직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올해 다시 조직을 재 정비할 계획이다. 오는 21일쯤 조직 개편을 통해 현재의 사업 부문별 조직 일부를 ‘토털 서비스’ 조직으로 바꾸는 준비를 하고 있다.
‘토털 서비스’ 조직은 1개 본부 내에서 고객에게 여러 가지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부별 인력을 섞는 형태다.
종전에 감사·세금자문·재무자문·경영자문 등 으로 나눠져 있던 4개 사업 부문을 1개 조직에서 모두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이렇게 되면 ‘토털 서비스’ 조직에서 고객사의 감사·세금자문·재무자문·컨설팅의 업무를 유기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해 실적 부진에 가로막힌 회계 업계에서 삼일이 다시금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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