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르타스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로크에른에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가 이틀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가운데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G8 정상회의에 앞서 양자회담을 하고 핵물질 통제·핵확산 방지를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은 ‘넌 루가 프로그램’ 관련 협정을 갱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자회담이 끝난 후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넌-루가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며 “이것은 미-러 관계가 건설적인 협력에 기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태도는 냉전식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복지를 위한 새로운 협력을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넌-루가 프로그램’ 관련 협정은 1992년 옛 소련 국가들의 핵무기 해체를 지원하고 핵물질 확산을 막기 위해 체결됐다.
1992년 미국과 러시아는 넌-루가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핵무기의 안전한 운송, 저장, 폐기 및 확산 방지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넌-루가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지난 1991년 옛 소련이 붕괴된 후 소련 소속국들이 핵무기와 화학무기 등의 대량살상 무기를 해체하고 관련 업무 종사자들을 재교육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다.
‘넌-루가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같은 옛 소련 국가들이 폐기하는 수천기의 핵탄두와 미사일, 화학무기를 해체하는 것을 지원해 왔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14일 핵물질의 보호와 통제, 관리 분야에서 협력을 규정한 새로운 양자 포괄협정을 체결했다”며 “새 협정은 16일 효력이 끝난 기존 넌-루가 프로그램 관련 협정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새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가 핵물질 비확산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핵확산 방지 등에 있어서는 실질적인 합의가 도출됐지만 2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서방국 정상들은 시리아 반군 세력 지원을 촉구하면서 아사드 정권을 두둔하는 러시아에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요구하고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를 풀기 위한 평화협상은 지지한다”면서도 “시리아 ‘합법정부’인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평화협상을 하는 데에는 합의했지만, 강력한 화력으로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푸틴과 미 중앙정보국(CIA)에 반아사드 세력을 무장시키라고 명령한 오바마의 기본입장은 엇갈렸다고 전했다.
심지어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G8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회원국 정상들이 러시아를 빼고 시리아 사태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양자회담에서 시리아의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평화협상을 제네바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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