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부문 통합론이 나온데 이어 캐피탈사마저 합병이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동시에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내년 1월 하나·외환은행 인도네시아법인 'PT Bank KEB HANA'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후 첫 번째 결합 사례가 될 전망이다. 앞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인도네시아에 지점 및 출장소를 추가 개설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7~28일 현지 31, 32번째 지점인 롯데쇼핑애비뉴지점과 까비엔지점을 각각 개설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지점 추가 개설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국내은행 중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하게 됐다.
외환은행도 이날 현지 서부지역에 위치한 쯔룩에 4번째 영업망이자, 3번째 출장소인 쯔룩출장소를 개소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 32개 지점을 보유한 하나은행과 영업망을 4개로 늘린 외환은행의 해외 사업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은행에 이어 제2금융권 부문에서도 두 금융사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의 카드 영업부문 관계자들은 이번 주 중으로 지배력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측은 통합을 목적으로 한 TF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번 TF 구성이 두 금융사의 카드 부문 통합을 위한 단초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나캐피탈과 외환캐피탈의 합병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2014년 2월까지 손자회사로 남은 외환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해야 한다.
외환캐피탈은 현재 외환은행의 자회사로, 지주회사법은 금융지주의 자회사가 신용정보사, 여신전문사, 투자자문사 등을 지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캐피탈 부분은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주회사법에 따라 기한 내에 정리해야 하는 것은 맞다”며 “합병이나 청산 등 어떤 방법이 유리할지는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발로 두 금융사의 통합작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카드 통합을 전제로 한 TF 구성은 노사정 합의서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카드와 캐피탈사 등 2금융권 사업 합병이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캐피탈의 경우 카드에 비해 시스템적으로 복잡하지 않고, 규모도 더욱 작기 때문에 카드보다 합병이 수월할 수 있다”며 “특히 하나와 외환의 경우 사업부분의 강점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합병이 이뤄진다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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