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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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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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트리온의 성공신화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항체의약품은 한 제품만으로도 단숨에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을 정도로 글로벌제약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가공할만하다는 점에서 핵무기 보유에 비유되기도 한다.

항체의약품을 보유하는 것과 보유하지 못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핵 보유국이냐 아니냐의 차이와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한 두 제품의 항체의약품이 거대 다국적 제약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등 전 세계 제약기업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항체의약품 선두기업 로슈의 2012년 제약부문 매출 42조원 중 절반가량이 3개의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으로부터 발생했다.

리툭산·아바스틴·허셉틴의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각각 19%, 16%, 17%를 차지한다.

존슨앤드존슨의 경우도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인 레미케이드가 제약부문 매출의 24%나 된다.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거대다국적 제약사의 강력한 경쟁자로 일컬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서정진 회장의 '승부기질'

셀트리온은 항체의약품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우수한 안전성에 주목해 서정진 회장이 2002년 설립한 회사로 생산시설·생산기술·연구개발 속도에 있어 항체의약품 분야에서 대표적인 바이오기업이다.

셀트리온 '램시마'

2012년 7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계 최초 항체바이오시밀러 램시마에 대한 제품승인을 획득했으며, 2013년 6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제품허가를 획득했다.

이밖에 식약처에 유방암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여러 후발제품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자체 바이오신약의 개발을 목표로 연구 및 개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신약만 개발한다는 것은 장기간에 걸쳐 투입될 개발비용을 감당해 낼 수 없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선행 조건은 바이오산업의 밸류 체인들 중 수익 확보가 가능한 분야를 찾아내 이 분야에 진입해 신약개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서 회장은 셀트리온 설립시 ‘신약 개발 → 생산·판매’라는 일반적인 생명공학회사들의 비즈니스 접근법과는 달리 ‘생산을 통한 사업기반 구축 → 자체제품 개발’이라는 역발상 전략을 추진했다.

서 회장은 2002년 설립 이후 첨단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의 건설과 생산기술 확보와 품질시스템 구축 등 생산인프라 확보에 힘썼다.

이를 통해 2005년 6월 미국 다국적 제약회사인 BMS사와 국내 제약사상 최대 규모의 장기제품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어 2007년 완공된 5만리터 항체의약품 생산설비에 대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sBLA(추가생물제제승인신청) 설비 승인을 획득해 본격적인 바이오의약품 생산대행(CMO)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뒤이어 유럽의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와 CMO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있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서 회장은 발상의 전환과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으로 셀트리온을 명실상부한 세계 생명공학산업의 선도기업이라는 목표에 한발 다가서게 했다.

◆ 지분 매각… 초미의 관심

서 회장은 지난 4월16일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유럽 승인을 받게 되면 자신의 경영권과 모든 지분을 다국적 제약회사에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셀트리온을 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에 넘기겠다는 것으로 당시 서 회장은 "지쳤다, 이제 내려놓고 싶다, 공매도에 소극적으로 대처해온 금융당국에도 섭섭하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매각 대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2대 주주들과 상의해 셀트리온을 성장 시킬수 있는 외국계 제약사를 찾고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30%, 셀트리온제약 35%, 셀트리온헬스케어 50% 외에 비상장회사 지분도 다수 소유하고 있다.

서 회장의 지분 매각과 경영권 포기에 증권가 및 관련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매도에 대한 감독기관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된다면 다행이지만, 바이오산업 전반이 위축되는 상황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업계는 우려했다.

서 회장은 램시마의 유럽승인이 마무리된 만큼 조만간 외부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이 ‘램시마’의 유럽 승인을 취득하면서 서 회장의 지분 매각에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 셀트리온 연혁
2002년 2월 주식회사 셀트리온 설립
2005년 6월 미국 다국적 제약회사 BMS와 장기제품공급계약
2007년 12월 생산설비에 대한 미국FDA sBLA 승인
2008년 9월 코스닥시장 상장
2009년 10월 전세계 바이오시밀러 판매망 구축 완료
2010년 3월 바이오시밀러 CT-P13 (관절염치료제) 임상시험 신청 승인
2011년 5월 글로벌 임상 전문기관 PPD와 전략적 제휴
2012년 3월 바이오시밀러 CT-P13 (관절염치료제) 허가 신청 (한국 및 EU)
2012년 7월 램시마(CT-P13) 한국식약처(MFDS) 제품허가
2013년 6월 램시마(CT-P13) 유럽의약품청(EMA) 제품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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