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이날 대변인 성명의 보도자료를 내고 “남북대치 상황에서 방첩 활동과 대테러 활동, 산업 스파이 색출 등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는 강화하고, 정치개입 등의 문제소지는 없도록 할 것”이라며 “과거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적극 바로 잡아 새로운 국가정보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 대선 때의 댓글 의혹 등 논쟁이 지속되고 있어 이를 해소하고 새로운 국정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정원내에 자체 태스트포스(TF)를 만들어 제2의 개혁 작업에 착수, 대내·외 전문가들의 자문과 공청회 등을 열어 개혁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정원의 개혁 추진안은 박근혜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정원은 본연의 업무인 남북대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대북정보 기능 강화와 사이버테러 등에 대응하고 경제안보를 지키는데 전념하도록 국정원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개혁안을 스스로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지시한 바 있다.
국정원은 또 이날 성명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관련한 의견도 피력했다.
국정원은 “2008년 1월 생산된 회의록은 김만복 전 원장의 재가를 받아 국정원이 생산·보관 중인 공공기록물”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내용은 남북정상이 수차례에 걸쳐 백령도 북방의 NLL과 북한이 주장하는 소위 ‘서해해상군사경계선’ 사이 수역에서 쌍방 군대를 철수시키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경찰이 관리하는 공동어로구역으로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회의록 어디에도 ‘NLL을 기준으로 한 등거리·등면적에 해당하는 구역을 공동어로 구역으로 한다’는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이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내용과 같이 현 NLL과 소위 ‘서해해상군사경계선’ 사이의 쌍방 군대를 철수할 경우 △우리 해군만 일방적으로 덕적도 북방 수역으로 철수, NLL은 물론 이 사이 수역의 영해 및 우리의 단독어장을 포기하게 되며 △서해5도서의 국민ㆍ해병의 생명을 방기하고 △수역 내 적 잠수함 활동에 대한 탐지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은 물론 수도권 서해 연안이 적 해상 침투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는 심각한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육지에서 현재의 휴전선에 배치된 우리 군대를 수원-양양선 이남으로 철수시키고, 휴전선과 수원-양양선 사이를 ‘남북공동관리지역’으로 만든다면 휴전선 포기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정원은 “진실을 정확히 밝히는 것이 국가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의지에서 공공기록물인 회의록을 적법 절차에 따라 공개한 것”이라며 “국가를 위한 충정이자 국가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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