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불법보조금 단독 영업정지 철퇴로 이통3사 '희비'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방송통신위원회가 18일 KT를 보조금 과열경쟁을 주도한 사업자로 지목하고 7일 단독 영업정지의 철퇴를 가하면서 이동통신 3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방통위가 보조금 과열경쟁 주도를 이유로 특정 사업자 1곳만을 골라 ‘본보기 처벌’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는 당분간 이번 제재의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서비스 상용화 경쟁에서 한발 뒤처진 KT 입장에서는 가입자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8월부터 본격화되는 주파수 경매에서 인접대역 확보를 통한 광대역화 달성도 상당한 경매비용 부담이 예상되고 있어 KT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석수 KT 상무는 이날 위원회의에 출석해 “영업정지시 가입자 이탈만으로도 일 평균 매출액 164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면서 “영업정지가 5일일 경우 영업손실은 155억원에 달할 것이며, 신규모집 기회 상실과 가입자 이탈 외에도 이용자 불편, 기업 이미지 손실, 유통망 붕괴 등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KT는 영업정지 기간에는 새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없다. 또 기존 가입자를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다. 실제로 올초 영업정지 기간 일일 평균 5000명에서 최대 2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경쟁사로 이동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대 10만명의 가입자 이탈이 예상된다.

KT는 이날 방통위의 제재 발표 이후 "시장 안정화에 나름의 노력을 해왔으나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과징금 부과에 그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로부터 가입자를 빼오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LTE-A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가입자 유치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통시장은 고객 유치를 위해 다시 한번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통시장이 또다시 불법 보조금으로 제재를 받게 된 것에 유감스럽지만 시장의 과열경쟁을 주도한 업체를 차별적으로 제재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보조금 근절과 이용자 편익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방통위의 제재를 계기로 보조금을 통한 시장의 소모적 경쟁을 지양할 것"이라며 "본원적인 서비스 경쟁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방통위의 제재로 보조금 과열 양상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로 손해를 본 회사 입장에선 빼앗긴 고객들을 되찾아 오기 위해 더 많은 보조금을 풀 수밖에 없다”며 “KT의 영업정지 기간이 끝나더라도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보조금을 쏟아부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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