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학교폭력 ‘현장중심 대책’ 발표…예방에 초점

23일 5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열어 학생부 기재 완화, 예방교육 시행, 대안교실 설치 등 대안 마련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학교폭력 가해 학생부 기재기간이 완화된다. 2017년까지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교육과정에 포함돼 초·중·고 전 학교에 보급되며,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학생들을 따로 모은 대안학급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23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현장중심 학교폭력 대책'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대책은 그동안 현장 의견을 수렴해 예방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진보측으로부터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반발을 샀던 학교폭력 가해사실의 학생부 기재 기간 5년이 2년으로 대폭 줄었다. 게다가 가해자의 개선 여부에 따라 졸업 후 삭제도 가능하게 해 내년 2월 졸업생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종합대책 때 당장 발생한 폭력을 억제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대책에선 예방에 무게를 뒀다"며 "지난해 범정부 대책 추진 후 학교폭력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으나 빈도나 지속 정도가 심각한 피해는 크게 줄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대책을 세웠다"고 밝혔다.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강화된다. '어울림' 프로그램이라는 예방교육을 개발해 정규교육과정에 넣을 방침이다. 오는 9월 2학기부터 300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해 2017년까지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10시간 단위로 학교교육과정에 반영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당 학생과 학부모 동의하에 별도 대안학급을 편성할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한다.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이른바 '꿈키움학교'를 2학기에 1000개교, 내년엔 3000개교 이상 선정해 재정지원도 한다.

이외에도 집단 따돌림과 같은 관계적 유형의 학교폭력에 한해 처벌에 앞서 '교우관계 회복기간제'를 도입하고, 가해학생이 전학·퇴학될 경우 대안교육 기회 제공도 하기로 했다.

학교폭력 신고센터 전화번호인 '117'을 무료 긴급전화로 지정하고 학교전담 경찰관도 늘린다.

교내에 100만화소 이상 고화소 폐쇄회로(CC)TV를 올해 13만대로 확대하고, 학교폭력 취약지역을 스포츠 시설로 바꾸는 등 시설 개선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