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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신임 국민은행장의 '마이 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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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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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부 장기영 기자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관치금융 논란에 휩싸인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의 기러기 생활이 길어지고 있다.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지난 26일까지 5일 연속 출근에 실패한 이 행장은 아직 집무실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그는 매일 서울 여의도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하다 발길을 돌려 시내 모처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은둔생활을 하며 인사와 조직개편을 지휘한 이 행장은 취임식도 치르지 못했다.

이 행장은 첫 출근을 시도한 22일 오후 취임식을 강행하려 했지만, 노조가 던진 계란과 밀가루 세례에 봉변만 당하고 현지를 쫓기듯 벗어났다.

노조와 대화를 하겠다던 이 행장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듯 '모로 가도 취임만 하면 된다'를 택한 듯하다.

취임식 무산으로 행사 일정을 연기하는 듯했던 이 행장이 차를 타고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행내 방송에 등장한 것이다.

그는 자진사퇴를 외치는 노조의 고성 속에 차에 올라 탄 뒤 곧바로 장소를 이동해 취임사 낭독 동영상을 녹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장이 선임된 이후 얼굴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한 직원들은 브라운관을 통해 말은 하되, 듣지 못하는 '원 웨이' 행장님을 지켜봐야 했다.

대화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 받음을, 소통은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을 뜻한다.

직원들의 얘기를 들을 수 없는 공간에서 혼자 읽어 내리는 취임사로는 대화도, 소통도 할 수 없다.

이 행장은 은밀한 곳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과 격의 없는 대화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진심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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