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뽀'도? MBC가 꺼내 든 폐지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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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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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제공]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MBC가 오랜 시간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 온 장수 프로그램들을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아쉬움에 찬 목소리가 세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MBC는 “‘뽀뽀뽀 아이조아’(이하 ‘뽀뽀뽀’)를 폐지하고, 그 빈자리는 MBC 이정민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똑?똑! 키즈 스쿨’로 채운다”고 밝혔다. 지난 1981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32년간 어린이들의 친구가 돼 온 ‘뽀뽀뽀’는 오는 7일 7754회를 마지막으로 다시 볼 수 없다.

MBC 측은 “‘뽀뽀뽀’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이제 그 나이 또래의 아이를 가진 부모가 됐다. 실로 한 세대를 풍미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교육 환경을 비롯한 삶의 전반이 다변화하면서 현행 유아교육 프로그램 역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할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MBC는 시청률 하락에 따른 폐지라는 오명을 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차례 ‘뽀뽀뽀’는 1993년 시청률 하락을 이유로 폐지됐다가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의해 부활했다. 또 2007년 ‘뽀뽀뽀 아이조아’로 이름이 바뀐 후 1% 미만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기에 시청률에 목을 매는 풍토에서 '폐지’는 예상된 결과였기에 더하다.

MBC의 장수 프로그램 폐지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12월에는 2004년부터 9년간 방송되어온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를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폐지했고, 일일시트콤 ‘엄마가 뭐길래’ 역시 방송 두 달여 만에 갑작스럽게 폐지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또 1977년 1회를 시작으로 약 36년간 이어오며 명실상부 대학생 최고의 음악축제로 자리매김한 ‘대학가요제’ 역시 36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1970년대부터 많은 스타들을 배출해 온 ‘대학가요제’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한 것 역시 MBC이다.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는 MBC의 프로그램 폐지에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장수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6년 ‘대학가요제’에서 수상의 기쁨을 누렸던 한 멤버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생겨 나면서 가수의 등용문이 많아졌다. 때문에 ‘대학가요제’가 예전에 비해 전통성을 잃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가요제’ 출신으로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전통 가요제의 ‘폐지’는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방송관계자는 “MBC가 최근 들어 프로그램 폐지를 단행하고 있다. 시청률 부진에 따른 프로그램 폐지는 사실상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랜 시간 사랑 받아 온 프로그램에게는 그 공과를 인정해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MBC 측은 “‘뽀뽀뽀’같은 경우에는 과거와 현재의 교육 환경이 바뀌면서 폐지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기회 부여와 관련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MBC도 많은 고민과 상의 끝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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