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화사]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은 6일 한 소식통을 인용해 카렐 더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사실상 화웨이·ZTE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 조사를 연기하는 쪽으로 입장이 기운 상태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월 더휘흐트 위원은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이 정부 보조금 정책을 받으며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며 EU집행위원회(EC)에 이와 관련한 조사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두 달여 만에 그가 입장을 180도 바꾼 것에 대해 FT는 중국 당국의 유럽 통신장비 기업에 대한 보복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중국 최대 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해 차이나텔레콤·차이나유니콤 등 다른 이동통신 업체 역시 차세대 4G 통신망 구축에 각각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내년 전 세계 통신시장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장 차이나모바일의 4G 통신망 구축사업 입찰 결과가 올해 9월 공표된다. 이번 사업입찰에는 에릭슨·노키아 등 유럽 통시장비 업체뿐만 아니라 화웨이·ZTE 등 현지업체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결국 중국 통신시장 공략에 유럽 통시장비 업체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더휘흐트 위원이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이다. 실제로 유럽 통신장비 기업들은 중국시장 공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EC의 조사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왔었다.
이에 따라 FT는 EU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불공정조사가 차이나모바일의 입찰 결과가 발표되는 9월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EU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최대 68%의 반덤핑 잠정관세를 물리며 중국과 심각한 무역분쟁을 빚었다. 이후 양측은 수 주간의 협상을 통해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수출가격 하한선을 정하고 EU의 전년도 수요량의 절반만 중국 업체들이 수출할 수 있도록 합의하면서 일단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부과될 예정이었던 47.6%에 이르는 반덤핑 관세는 보류됐다.
그러나 사실상 중국에 유리하게 적용된 이번 양측의 합의결과에 대해 유럽 태양광패널 업계는 합의 과정이 불공정하게 진행됐으며 유럽 시장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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