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내기업 보호한다"…애플 관련 美태도 따라 후속 조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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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0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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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대통령 노골적인 자국기업 편들기에 반발<br/>항의서한 발송 등 대응책 논의될 듯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애플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자 정부도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항의 서한을 발송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후속 조치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과 미국 내 관련 단체도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애플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도록 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정부의 견해”라며 “정부 차원의 다양한 조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미국 정부의 처사에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서는 “미국 법원이나 준사법기관인 ITC 결정에 의견을 제기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거부권 행사는 미국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었기 때문에 우리도 맞대응을 한 것”이라며 “최근 거부권이 행사된 사례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9일로 예정된 ITC의 판정 결과를 지켜본 뒤 추가적인 입장 표명이나 후속 조치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ITC는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 제품 수입금지 건에 대해 오는 9일 최종 판정을 할 예정이다. 이미 예비 판정에서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를 인정한 만큼 수입금지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애플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거부권 행사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형평성을 위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ITC 결정을 받아들일 경우 정부도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에 공식적으로 항의 서한을 발송하는 등의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 다만 직접적인 보복 조치를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럽연합(EU)과 중국 간에 벌어진 무역 분쟁처럼 상대국 기업에 보복을 가하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해서는 전략적 판단을 해봐야 한다”며 미국과 마찰을 빚을 수 있는 조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국이 미국 정부의 애플 편들기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거부권 행사에 대한 비난 여론도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의 유력 매체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개입은 필연적으로 그 의도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며 “미국이 특허 제도를 보호무역을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는 인상은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국제적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미국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와 이동통신그룹연합(ACG) 등은 거부권 행사가 미국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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