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관련 신용환산액이 자기자본 5% 이상인 업체 수가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신용환산액은 파생상품 발행사 측 상황이 악화돼 입을 수 있는 손실을 계량화한 수치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16개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관련 신용환산액이 자기자본 5% 이상인 증권사는 4곳(대신증권, KB투자증권, 신영증권, NH농협증권)으로 가장 많았다.
대신증권은 신용환산액 규모가 전월 말 기준 1008억4100만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KB투자증권(831억8000만원), 신영증권(720억원) 순이며 NH농협증권은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 않았다.
신용환산액은 파생상품 발행사로 어떤 회사를 선호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는 자체적인 역량만으로 ELS를 개발ㆍ판매하기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중소형사는 동일한 손익구조로 이뤄진 ELS를 보유한 다른 증권사와 계약을 맺은 뒤 상품을 판매한다. 자체 개발 능력이 있는 대형사가 주로 계약 대상이 된다.
중소형사가 이런 대상으로 한국투자증권을 선호하게 된 것은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공모 주가연계펀드(ELF) 발행 조건이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ELF는 현재 ELS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동시에 편입해야 하는 ELS 갯수도 4개 이상으로 요구하고 있다. 기존에는 공모 ELF에 ELS를 1개만 편입해도 됐지만 요구치가 증가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타사 ELS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증권가에 쏟아지는 수많은 ELS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상품이 가장 인기 있는 이유로는 상품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파생상품을 자체 개발하고 기초자산이 다양해 타사보다 상품성에서 앞선다"며 "신용도가 높은 회사라는 점도 파생상품 거래가 많은 이유"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한국투자증권 ELS를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팔았다"며 "특히 이 회사가 발행한 ELS 가운데 코스피200 및 홍콩 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상품에 고객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파생상품을 자체 개발해 발행하는 곳은 아직 많지 않다"며 "앞으로도 자체 개발한 상품을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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