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다음 주 임원면접을 거쳐 오는 28일께 ‘시간제 준정규직’ 합격자 100명을 발표한다. 과거 은행권에서 근무하다 육아·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그 대상이다.
특히 정년이 보장되고, 복리 후생 등 근로조건은 근무시간에 비례해 일반직(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일하고 싶은 시간대도 조정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서류접수에서 2340여명이 몰려 2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주로 1~2명의 자녀를 둔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의 주부가 가장 많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녀들이 학교 간 시간에 일을 하겠다는 주부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을 다양하게 겪은 지원자들을 위주로 최종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격자들은 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이들은 창구텔러·사무지원·전화상담원 분야에서 일하게 된다. 공단 인근과 유동인구가 많은 영업점 등 특정 시간대에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지점이나 고객센터에 주로 배치될 예정이다.
퇴직했던 은행원들도 다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들의 영업 노하우를 후배 직원들에게 전수하는 차원에서 은행들이 퇴직자들을 고용하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내부통제강화 차원에서 은행 퇴직자 173명을 ‘순회감사자’로 신규채용했다. 순회감사자는 2~3개 영업점에 대한 감사 및 영업 모니터링 활동을 담당한다. 계약기간은 6개월부터 최장 2년이다.
농협은행은 2008년 순회감사제도를 도입해 퇴직자 52명을 채용해 시범 운용했다. 지난해까지 578명을 채용하는 등 퇴직자 재고용을 실시해 왔다. 순회감사자는 영업점 금융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재직기간 중 관리하던 주요 고객과 단골거래처 등을 영업점에 소개해 영업력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7월부터 신규 채용자를 포함해 약 1100개 영업점에 353명을 배치했다”며“앞으로도 일자리 재창출을 위해 퇴직자 채용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부산은행은 최근 퇴직 지점장 가운데 10명을 ‘감사 전담역’ 계약직으로 다시 고용했다. 예금담보대출의 적정성, 예·적금 해지의 정당성 여부 등 37개 감사항목을 검사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의 계약기간은 평균 2~3년이다. 부산은행은 올해 모두 32명의 퇴직자들을 고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퇴직자 중 역량 있는 직원을 다시 고용해 해외지점에 파견하는 퇴직자 재고용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내부 감사 외에도 특기에 따라 다양한 분야로 배치한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과 차별된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하반기에도 일자리 창출이 국가정책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을 분명히 함에 따라 이같은 재고용 바람은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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