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의 정기보수와 기름값 인하정책에 따른 석유수입 증가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 및 석유공사에 따르면 상반기 내수시장 판매량 기준, 정유사별 점유율은 SK에너지 28.9%, GS칼텍스 25.2%, S-OIL 14.7%, 현대오일뱅크 13.7%로 집계됐다. 이는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한 수치이다. SK에너지가 3.4%p로 가장 많이 줄었으며, 이어 GS칼텍스 1.8%p, S-OIL 1.2%p, 현대오일뱅크 0.7%p 순이었다.
이에 비해 석유 수입사 등 비정유사 비중은 17.5%로 지난해보다 7.1%p나 증가해 대조됐다. 비정유 부문이 S-OIL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점유율을 앞지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여기엔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정유사들의 정기보수 일정이 상반기에 집중돼 석유제품 생산량(4억9000만배럴)이 전년동기대비 3.2% 줄었다.
이와 달리 석유제품 수입은 폭증했다. 전자상거래용 수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특히 경유 수입물량이 상반기 600만배럴에 달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994.2%나 증가한 수치로서, 이미 작년 한해 동안의 수입물량(480만배럴)을 초과했다.
정유사는 또한 부진한 내수 대신 수출을 늘리고 있다. 상반기 국내소비는 경기부진으로 대부분 업종의 석유소비량이 감소함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1.0% 줄어들었다. 하지만 수출 물량은 전년동기대비 3.1% 증가한 2억1500만배럴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정유사는 내수시장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 주유소의 구조조정 작업도 벌여왔다. 실적이 부진한 직영 주유소를 대폭 줄여 운영부담을 덜어낸 것이다.
상반기 GS칼텍스가 47.1%로 가장 많이 줄였고, 이어 S-OIL 42.5%, 현대오일뱅크 15.9%, SK에너지 9.8% 순이었다. 이에 따라 6월 말 기준 SK에너지는 750개, GS칼텍스 291개, 현대오일뱅크 227개, S-OIL 62개의 직영점만 남게 됐다. 그 사이 비정유사상표 주유소는 35.7% 늘어난 1539개가 됐다.
한편, 하반기에는 경유 수입이 줄고 정유사의 점유율이 회복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확장 중인 알뜰주유소 역시 정유사가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니, 점유율 감소는 경유 수입 폭증이 주된 요인”이라며 “7월부터는 전자상거래용 수입 지원이 축소되고(관세면제혜택 폐지) 대신 정유사가 참여하기로 했으니 점유율 추이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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