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서는 순풍을 만났다. 오는 23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이 금강산에서 열리게 되면서 그동안 교착상태에 놓였던 금강산 관광사업을 재개하는 차원에서 이산가족의 만남의 장소 역시 금강산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18일 현대아산은 북한이 이산가족의 추석상봉 제안을 수용하면서 크게 반색했다. 현대아산은 현대아산 내 남북경협 재개 추진 태스크포스(TF) 팀이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금강산 관광 등 현재 중단돼 있는 사업이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와 북한이 합의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이 금강산에서 이뤄질 경우 다음 수순은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현대아산은 남북 협의 결과 이산가족 상봉 개최 장소가 금강산이 될 경우, 남북관계가 급진전 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아산이 이산가족 상봉 개최 장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08년 박왕자씨 피살사건 이후 지금까지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 열렸으며, 두 번 모두 금강산에서 개최된 만큼 통상적으로 이번 장소도 금강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당시 이산가족 상봉 장소로 활용됐던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는 2008년 문을 연 뒤, 이듬해와 그 다음해 두 차례 열린 이산가족 상봉 장소로 모두 사용됐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북측의 금강산 자산 몰수 및 동결 이후 우리 측의 사용 권한을 주장하기 어려운 상태고, 북측이 어떤 조건을 내걸지 몰라 서울이나 평양 등 제3의 장소로 바뀔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북측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조건으로 무리한 요구를 해 올 수 있고,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가 시급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은 조속한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를 위해서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장소가 금강산 상설 면회소로 결정돼야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현재 북측에서 관리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 시설도 함께 점검할 수 있고, 이산가족 상봉 이후 자연스럽게 금강산 관광 재개 여론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은 남북경협 재개 TF팀을 중심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 결정 이후 2주 내에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고삐를 죄고 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장소가 서울이나 평양 등 제3의 장소로 결정될 경우 오히려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 금강산 관광 재개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북한이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포함한 당국자회담을 처음 제의한 이후 약 두 달간 남북관계의 변화와 함께 내부적으로도 기대감과 위기감이 교차하면서 일희일비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우선은 개성공단 주개발권자로서 조속하고 원활한 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에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의지를 나타낸 만큼 현재 상황이라면 사업 재개도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