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커쇼와 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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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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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팀에서 대활약하는 한국의 류현진 선수 때문에 요즘 많은 사람이 들떠있다. 한인들은 물론이고 야구를 좋아하는 미국인들도 류현진을 좋아한다. 덩치 큰 곰 같은 그의 몸에서 나오는 정교한 투구는 누가 봐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첫해에 기대를 넘어 너무 잘하고 있다.

게임 전후 간혹 나오는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성격도 드러내고 있다. 잘되면 동료 탓, 안되면 자기 탓을 한다. 속으로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말 리더다운, 에이스다운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요즘처럼 벌이도 시원찮고 서로 헐뜯기 좋아하는 세상에 류현진을 보고 있으면 속이 다 시원하다.

그럼에도 한 가지 아쉬운 면이 떠나지 않는다. 물론 류현진 선수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운 면은 아니다. 그는 자기가 할 일을 100% 다 해주고 있다. 프로 운동선수로서 우리에게 주어야 할 즐거움도 100% 전달하고 있다. 아쉬운 면은 어느 영역에서든 리더나 뛰어난 사람이 되어 명사가 되면 주변에서 일게 되는 기대감이다. 아니면 나만의 기대라고도 할 수 있다.

류현진의 동료이자 다저스 선발투수진의 최고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 선수는 1988년생으로 이제 만으로 25세다. 텍사스A&M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다저스 마이너리그와 계약한 유망주 출신으로 이미 고등학교 시절 전국구 대어였다. 지역 고교리그 플레이오프 한 경기에서 27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퍼펙트게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야구에서도 최고 기량을 지닌 커쇼는 종교와 사회적인 면에서도 지도급 인사로 커나가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공사석에서 자신을 ‘공을 던지는 크리스천’이라고 종종 부른다. 그러면서 수많은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으며, 부인 엘렌과 함께 ‘커쇼의 도전(Kershaw's Challenge)’이라는 비영리 단체 활동도 이미 시작했다.

이러한 활동과 자신의 생각을 엮어 발간한 어라이즈(Arise) 책 판매 수익금은 아프리카 잠비아의 고아 등 어린이들을 위해 쓰였다. 2012년 메이저리그구단은 인도주의 활동을 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로레르토 클레멘트상’을 커쇼에게 주기도 했다.

운동선수가 꼭 자선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운동선수가 꼭 사회적인 문제에 개입하라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아주 훌륭한 기량으로 남들은 평생가야 한번 만져보지도 못하는 부와 명예를 쥘 기회를 가진 명사들의 ‘큰 마음’으로 주변을 한번 돌아보면 좋겠다는 뜻이다. 그래야 진정한 스타요, 리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약관 25세의 커쇼가 할 수 있다면, 한 살 더 많은 류현진도, 또 우리네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난 필라델피아 필리스(현지시간 17일 6회말 현재)를 상대로 1안타 무실점 호투하는 커쇼의 호투를 보고 있다. 그가 공을 기가 막히게 잘 던져서도 응원하지만, 저 공을 잘 던져서 아프리카 어린이나 커쇼가 마음쓰는 불우한 이웃이 조금이나마 더 돌봐진다면 더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류현진도 그런 선수가 됐으면 한다. 또 우리 사회 각계의 리더, 명사들도 개인의 성공으로 사회를 더 밝게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배 아파하지 않고 열심히 박수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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