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앞으로 정책을 수립할 때 민심과 여론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말부터 가동 예정인 '(가칭) 경제정책 상황실'은 매주 열리는 실·국장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세법개정안 이후 정책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현 부총리의 강력한 주문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달 초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녹실회의 확대, 정책 수립 시 청와대와 긴밀한 조율 등을 내놨지만 묘수를 내놓지 못했다.
경제정책 상황실은 현 부총리 머리에서 나왔다. 노무현 정부 때 당시 재정경제부에서 생산하는 각종 경제정책의 정무적인 정합성 검토나 정책에 대한 부처 내부, 혹은 타 부처와의 소통 등을 담당하던 종합상황실과 일맥상통한다.
이 시스템은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기획재정부로 통합되면서 자연스럽게 폐지됐다. 노무현 정부의 종합상황실은 기획재정부 초대 직재개편에 개입해 조직과 인사권을 주도할 정도로 막강했다.
기업으로 따지면 삼성의 옛 기업구조조정본부와 흡사하다. 정보 수집도 중요하지만 각 경제부처간 정책 조율, 중복투자, 인사까지 관여할 수 있는 조직이 경제정책 상황실인 셈이다.
이번 취득세 인하와 무상교육, 지자체 재정협의 등 안전행정부와 마찰을 빚은 정책 역시 앞으로는 경제정책 상황실에서 주도권을 잡고 조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부처간 중복투자 방지와 장기 비전 제시 등 기재부 정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간조직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부총리 직속으로 설치되는 경제정책 상황실의 초대 실장에는 최상목 경제정책국장이 낙점된 상태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비서실장도 겸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음달 초 인사이동에서 국장급은 최소 3명 이상의 보직이 변경된다. 최상목 국장이 관장하던 경제정책국은 김철주 공공정책국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 부총리 정책 보좌관인 이찬우 실장은 공공정책국장으로의 이동이 점쳐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찬우 실장이 행시 32회라는 점 때문에 공공정책국장을 맡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현재 국장급에서 행시 32회는 박춘섭 경제예산심의관의 보직이 가장 높다.
기획재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경제정책 상황실은 향후 정책 수립에서 민심을 파악하고자 하는 현 부총리의 의지"라며 "특별히 막강한 권력이 주어지거나 상황실에서 모든 것을 조율하는 시스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국장급에서 대거 인사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4분기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부분"이라며 "경제정책 상황실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도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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