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인도 각지에서 여성전용 택시, 버스, 공원, 호텔 공간, 은행 등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작년 12월 16일 여대생 1명이 버스에서 집단 성폭행 후 처참히 숨지면서 전국적 공분을 샀고, 1심 재판부는 경종을 울려야 한다면서 이번 달 가해자 남성 4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에 정부는 거리 등에서 남성들이 태연히 여성에게 성추행과 언어 희롱을 일삼는 인도에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여성전용 시설을 늘리고 있다.
인도 남부 코임바토르시는 낡은 공원을 재단장해 여성전용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아삼주와 오리사주 등은 여성전용 버스노선을 신설했다. 중앙정부 관광부처는 소규모 호텔에도 남성이 출입이 제한되는 층을 만들 것을 재촉하고 있다.
은행도 직원 대다수가 여성이고 전국 25개 지점을 갖춘 '바르티야 마힐라' 여성전용 은행이 인도의 국부 마하트마 간디의 탄생일인 올해 11월 19일 문을 연다고 인도 당국이 최근 발표했다.
그러나 여성전용 열풍이 '여성분리' 정책으로 변질돼 양성평등을 해친다는 비판도 거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국가라는 진보적 이미지와 달리 지금도 학교와 사원에서 남녀동석이 금지되는 등 전근대적 성 관습이 강하고 여성 성폭행도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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