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3만4천명 1조3000억 날려"…동양서 또 피눈물

피해자 대부분 개인…연 7~8%대 고금리 유혹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동양그룹이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3개 계열사에 대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이에 대한 피해는 대부분 개인투자자가 볼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이 발행한 1조원대 기업어음(CP) 가운데 동양증권 판매 기준으로 약 4586억원가량이 개인투자자 1만3063명에게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채의 경우 개인투자자 2만816명이 동양증권을 통해 872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계열사들의 회사채와 CP 가운데 개인투자자에게 팔린 규모는 1조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회사채는 동양증권 외에 다른 증권사들을 통해서도 팔렸을 것으로 보여 개인투자자 보유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신용등급이 낮은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와 CP를 담지 못해 개인투자자에게 많이 돌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았기 때문에 회사채와 CP에 붙는 조건도 개인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연 7~8%대 고금리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붙은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따라 동양그룹이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들 기업 회사채나 CP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법정관리 신청과 동시에 이들 회사의 채권·채무가 동결되며 만기가 돌아와도 투자자들은 당장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

정연홍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작았던 과거에는 손실을 상환해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개인투자자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