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시장경제학의 대부인 우징롄(吳敬璉·82)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이 "중국 경제는 어서빨리 경쟁체제로 전환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덩샤오핑의 경제교사로 유명한 우징롄은 1980년대 중반부터 국무원 경제개혁방안사무실 부주임 등을 맡아 중국 경제개혁의 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재정국가신문망에 올린 기고를 통해 "중국이 개혁해야할 부분은 실타래처럼 얽혀있어서 결코 일의 경중을 분별하지 않은채 전방위적 개혁에 나서서는 안된다"며 "최소패키지의 개혁안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최소패키지 개혁안의 핵심은 시장에 경쟁체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경쟁시장체제를 통해 시장은 자원배분작용과 촉진작용을 발휘하지만 중국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과 국유기업의 독점으로 인해 시장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시장참여자들의 적극성이나 창조력이 저하되고 전체적인 경쟁력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품이나 서비스, 토지, 자본, 노동력, 기술 등의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된다면 경쟁이 벌어지도록 해야한다는 것. 그는 "시장참여자들이 평등한 재산권을 보장받아야 하고, 평등하게 생산요소를 사용하게끔 해야한다"며 "시장이 할수있는 것은 시장이 하도록 하고, 사회가 할 수 있는 것은 사회가 하도록 해야한다"며 정부기능축소와 국유기업개혁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재정조세개혁, 금융시스템개혁, 사회보장시스템건설, 국유경제개혁 등 4대개혁중점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재정개혁에 있어서는 인민대표대회와 일반대중이 예산제정과 집행상황을 감독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시스템개혁은 금리자유화와 환율자유화를 추진하고, 위안화 자본항목을 개방하며, 개인과 기업의 해외투자한계를 넓혀줘서 위안화국제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회보장기금투자제도를 개선해 퇴직연금의 행정관리와 투자관리를 분리해서 관리하며 국유기업 수익을 연급에 환입시키자는 방향도 제시했다. 국유자산관리시스템을 국유기업관리에서 국유자본관리로 조속히 전환할 것도 촉구했다. 그리고 국유기업을 서서히 민영화시키거나 시장에서 퇴출시켜나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개혁의 동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우 연구원은 "개혁을 하는것은 중대한 전략적 행동으로, 순조로운 개혁을 위해서는 로드맵을 짜는 것 뿐만아니라 일련의 준비작업도 다져놔야 한다"며 "정부정책의 신뢰도와 개혁을 지지하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개혁작업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전력업체 시장화, 철도개혁, 행정절차나 공상국 등록제도 간소화, 대기오염개선, 공교육확대, 주택보급확대 등 쉽게 성과를 내면서도 인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작업들을 먼저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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