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양측은 '승지회'의 성립 배경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승지회는 이병철 선대회장이 사망한 이후 삼성그룹을 수습하는 역할을 한 가족협의체로, 성립 배경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맹희 씨 측은 승지회가 가족 공동 경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회장 측은 이 회장이 유일한 계승자임을 전제로 만들어졌다고 반박했다.
이날 열린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 항소심 2차 변론기일에서 이맹희 씨 측은 "고 이병철 회장이 임종 전 당시 소병해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3남 이건희·이맹희의 며느리 손복남·장녀 이인희·막내 딸 이명희 등 5인으로 하는 승지회를 구성하고 가족들의 일방적인 경영권 행사를 조율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 측은 이어 "선대 회장은 승지회를 통해 이건희 회장의 일방적인 경영을 통제하려고 했다"며 "특히 소병해 전 실장을 참여시킨 것은 이건희 회장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승지회는 선대회장이 나머지 자녀들에게 제일합섬, 신세계 등을 증여하는 대신 이 회장에게 삼성그룹을 원만하게 경영하라는 뜻에서 만들어 진 것"이라며 "회장에게 단독상속한 것은 선대회장의 인터뷰 내용과 이 씨의 자서전 등에서도 밝혀진 사실"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 이맹희 씨 측은 이날 항소취지를 변경하고 소송액을 96억여원에서 1400억여원으로 확장했다.
한편 양측은 다음 재판에서 상속침해행위 발생 경위와 삼성생명 주권 발행 여부 등에 대해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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