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시멘트·네트웍스도 법정관리…공중분해 되나

동양 법정관리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동양그룹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받았던 계열사인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사실상 공중분해 될 운명에 처했다.

상대적으로 건실한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독자생존 등 조금이나마 여지가 남아있던 동양그룹의 회생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는 1일 공시를 통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동양그룹은 전날 (주)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이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계열사가 5개로 늘어났다.

당초 동양시멘트는 다른 계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적고 재무구조가 양호해 법정관리보다는 채권단의 관리에 들어가는 워크아웃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동양시멘트의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196%로 (주)동양의 680%나 동양네트웍스의 723%에 비해 3분의1도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 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3위 업체다. 그러나 실질적 지주역할을 했던 3개 기업의 법정관리에 따른 그룹 전체의 위기를 결국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양시멘트는 “보유자산의 신속한 매각 등을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기업을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동양네트웍스는 723%의 상대적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지니고 있지만 금융권 여신만 730억원 수준이고 회사채와 기업어음(CP)발행 잔액이 없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재무구조가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그룹 전체 어려움으로 인해 계열사에 대해 자금지원이나 지급보증을 선 것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법정관리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네트웍스는 “회생절차 신청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상 비금융 계열사 전체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양그룹은 그나마 시멘트를 중심으로 한 그룹 재편 가능성도 어렵게 됐다.

동양증권 등 일부 금융계열사 등도 독자생존을 모색하거나 매물 시장에 나와 그룹과는 분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양시멘트는 (주)동양이 54.96%, 동양인터내셔널이 19.09%, 동양파이낸셜대부가 3.58%, 동양네트웍스가 4.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양네트웍스는 현재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티와이머니대부(주)가 23.07%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이며, (주)동양이 14.61%, 동양증권이 9.25%, 그리고 현재현 회장(6.66%)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지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각 계열사는 법원을 도와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