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양종곤 기자= 17년만의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에도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동요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1포인트(0.10%) 오른 1998.87로 장을 마감했다. 2000선 회복은 못했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전 거래일보다 0.03%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께 2012선까지 올랐으나 연방정부의 업무정지가 시작된 오후 1시를 기점으로 하락하면서 1991선까지 밀렸다. 셧다운에 의한 투자심리 위축이 반영된 결과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54포인트(0.85%) 내린 530.35로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으로 큰 움직임이 없었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0.20%, 대만 가권지수는 0.16% 각각 상승 마감했고 중국과 홍콩 주식시장은 국경절 연휴로 휴장했다.
또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원 내린 1073.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후 1시 업무 정지가 시작되면서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달러 매도)으로 상승폭이 제한되면서 결국 하락세로 반전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17차례에 걸친 셧다운에 의한 학습효과, 이미 예고된 악재라는 의미에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화할 경우 변동성은 다소 확대될 전망이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 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와 연계됐을 때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셧다운 사태가 오래 지속되면 테이퍼링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임 연구원은 “현재 해외 투자가들은 현금화시키기 쉬운 주식 등 단기상품의 투자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 조정이 쉽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는 곧 작은 충격에 대해서도 조정을 크게 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만약의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단기적 폐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나,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불거지면서 신흥국 자본유출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일본과 대만,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강보합세로 마감한 것은 셧다운에 대한 영향이 선반영된 것”이라며 “과거 17차례의 폐쇄의 경우 10일 이상었을 때 증시는 평균 2% 하락하는 등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또 “채무한도 증액이라는 메가톤급 이슈를 두고 정치대립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의 정치변수 외에 유럽과 중국의 경기회복세 등의 영향도 있어 사태가 장기화하더라도 증시는 자연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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