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최악인데 건자재값까지… 건설업계 이중고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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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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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건자재 가격 인상 조짐에 건설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어려운 마당에 대표 건자재인 철근과 시멘트 등의 가격이 오르면 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근·시멘트업계는 더 이상 원가절감은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제강사와 건설사들은 철근 가격 인상안을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9월 철근 가격에 대해 제강사측은 t당 73만원, 건설사측은 72만원을 주장하고 있다.

제강사측은 당초 74만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1만원 인하한 73만원으로 한발 양보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7~8월 가격은 6월 보다 1만원 내린 72만원이었다. 그러나 제강사측은 철근의 주원료인 철스크랩 가격 상승 등 원가 상승분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철근 수요 회복세 등도 이유로 들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이후 철근 가격을 단 한차례도 인상하지 못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철스크랩 가격이 떨어졌을 당시에는 (가격 인하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며 가격 인상을 반대해 지난달 마무리됐어야 할 협상은 아직까지 답보 상태다.

철근과 함께 주요 건자재인 시멘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시멘트 업계의 존립이 흔들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동양시멘트가 올 상반기 매출액 기준 업계 3위인 점을 감안하면 시멘트 가격 인상론이 점화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시멘트 가격은 지난 2003년 t당 6만7000원에서 현재 7만3600원으로 10년 간 약 10% 상승했다. 이 기간 시멘트 제조 연료인 유연탄과 경유는 각각 268.6%, 125.5%가 올랐다. 반면 건설경기 악화로 시멘트 수요는 25% 감소했다. 시멘트 업계는 올 초 8만원대로 가격 인상을 추진했지만 레미콘, 건설사 등 수요업체의 반발과 정부의 물가 안정대책 등으로 무산됐다.

건설업계는 건자재 인상과 관련해 이미 계약이 체결된 분양 주택의 가격을 올릴 수 없는 만큼 결국 건설사들의 부담만 커진다는 입장이다.

이에 철근·시멘트 업계는 더 이상 적자를 견디기 힘들어 단가 인상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파트 건축 시 시멘트는 평당 1t 정도 사용되므로, t당 1만원을 올려도 30평 아파트 기준 추가 비용은 3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철근도 30평 아파트 기준으로 9t 가량 소요돼 가격을 1만원 인상해도 9만원이 추가될 뿐이라는 주장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자재 업체들의 원성이 높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모든 원인은 결국 건설업황이 부진하기 때문으로, 총체적인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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