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13일 '노인의 날'을 맞은 중국에서 41%의 노인들이 자신은 자녀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사회복지협회와 인민대학 노인학 연구소는 12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노인 중 24%만이 양로보험(연금)으로 노후를 꾸려가며 41%는 자식 등 가족에 얹혀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60세 이상 인구는 작년 말 현재 1억9400만명이지만 노령화가 가속화하면서 2020년 이 수치는 2억3400만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양로보험 등 공적 체제가 턱없이 부족하며 의료와 재취업 등 노인 복지 시스템은 여전히 부실해 노인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 2010년말 현재 중국 전체의 4억100만 가구 중 노인만 사는 가구는 4013만가구며 홀로 사는 노인 총수는 6200만명에 이른다. 노인 취업률은 농촌지역이 40% 수준이지만 도시는 5%에 불과,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재취업을 통한 제2의 인생 설계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노인복지의 필수시설인 병원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극히 부족, 베이징시의 공공양로병원은 대기자가 너무 많아 산술적으로 100년을 기다려야 입주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노인의료보험 체제를 완비한다는 계획이지만 노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실현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양로보험의 기금 부족은 중국사회를 짓누르는 심각한 현안이다. 현재 중국의 정확한 양로보험 기금 부족에 관한 공식자료는 나와있지 않지만 작년 중국사회과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중국 14개 성이 양로보험 수지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14개 성의 양로보험 기금 부족액은 125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
중국 당국은 양로보험 기금이 부족해지자 퇴직연령을 높여 지급개시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반발이 워낙 심해 여론의 눈치만 보고 있다. 중국인들은 양로보험으로 노후 생계를 꾸리는 일도 만만치 않은데 지급개시 연령을 높이면 돈만 내고 제대로 혜택은 누리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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