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3/11/14/20131114183058363328.jpg)
'투윅스'에서 서인혜 역을 맡았던 박하선[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청아하다'는 단어가 잘 어울릴 것 같다. 흔히들 알고 있는 단아한 매력보다는 왠지 '속된 티가 없이 맑고 아름다운' 청아한 매력이 두드러진다. 배우 박하선 말이다.
'동이'의 단아한 인현왕후의 얼굴과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 속 착하디착한 박하선의 얼굴이 동시에 있다. 어떤 얼굴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흰 도화지 같은 청아함을 가진 그녀를 만났다.
박하선은 드라마 '투윅스'가 끝난 지 열흘이나 지났는데도 종영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 중 후유증이 없었던 작품이 없었다는 박하선은 '그나마' 잘 견뎌내고 있다고 불끈 주먹을 쥐었다. 잘 이겨내고 있었는데 요 며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때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박하선.
"오늘 비가 오네요. 하하. 비가 오니까 더 생각이 나는 것 같아요. 어제까지는 정말 괜찮았는데...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느냐고요? 헤어나오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잘 보내주려고요. 그래도 '하이킥'에 비하면 이번 작품은 후유증이 짧은 편이에요."
스스로 만들어 가려고 한다.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록 '배우'로서 연기의 폭은 작아질 테니, '연기'와 '일상'의 경계에서 진폭을 줄이려고 한단다. '동이' 종영 한 달 후 갑자기 찾아온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배우' 박하선이 선택한 최선이었다. "그래, 즐기자!"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3/11/14/20131114183142549953.jpg)
'투윅스'에서 서인혜 역을 맡았던 박하선[사진=남궁진웅 기자]
박하선은 ‘투윅스'에서 씩씩한 미혼모 서인혜를 연기했다. 자신을 버렸던 장태산(이준기)의 딸 서수진(이채미)이 백혈병에 걸리자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슴 절절한 모성애를 선보였다.
'엄마'다. 27살 어린 여배우가 '모성애'를 연기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테다. 게다가 딸의 생부는 살인죄 누명을 쓰고 쫓기는 몸이다. 모르긴 몰라도 딸과 남편을 오가며 절제의 연기를 펼쳐야하는 박하선의 역할이 ‘투윅스’에서 가장 힘든 캐릭터였을 게다.
"엄마 역할이라서 거부감은 없었어요. 다행히도 회상장면에서 어린 서인혜를 연기했거든요. 단지 또 그 전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헤어스타일로 고민을 많이 했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말이에요."
"힘든 점은 분명히 있었죠. 딸을 지키기 위해 병원에만 있는 엄마니까... 그 모성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걱정도 있었어요. 그래도 감독님과 작가님을 믿었어요. 보통 엄마들은 어떤지 이야기도 많이 듣고요. 나중에는 정말 역할에 빠지던데요?"
연기에 대한 욕심 때문일까. 엄마는 해봤으니 도망자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시켜만 준다면 그게 뭐라도 잘할 수 있다며.
"여자 장태산 어때요? 저 잘 할 수 있어요. 제가 살이 많이 빠지면서 액션 같은 건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아니거든요. 하하. 구르고, 뛰고, 와이어 타고 날아다니는 액션 연기... 저 정말 잘할 수 있어요. ‘투윅스’를 여자 버전으로 만들면 제가 할래요. 하하"
데뷔 햇수로 9년.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데뷔 10년 차를 앞둔 있는 박하선이야말로 '선수' 대열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2005년)를 시작으로 '왕과 나'(2008년)와 '동이'(2010년)를 거쳐 '하이킥'(2011)까지. 다양한 필모를 쌓으며 단단한 박하선으로 성장해왔다.
"데뷔는 2005년에 했는데 저를 알리기 시작한 건 사실 '동이'부터 였어요. 그전까지는 워밍업 시기였죠. '동이'때 저를 죽이지 말아 달라는 청원까지 있었대요. 덕분에 저는 50회까지 나왔어요. 질긴 운명이죠?. 하하."
돌이켜보면 '동이'와 '하이킥'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단다. 박하선은 두 작품을 만난 건 '운명'이었고, 만약 그것이 없었더라면 잊지 못할 '투윅스'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동이'와 '하이킥'이 아니었다면 지금 기자님도 만나지 못했겠죠?"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